이만희, 통일교병원서 '음성' 판정…동선엔 엇갈린 답변도
가평 온 날짜·검진병원·검진일·결과 등 차례대로 답변
취재진 질의응답서 조력자 가이드대로 답변하다 번복
항의 빗발치자 급히 퇴장…이후 관계자들이 대신 진행
[가평=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02. [email protected]
[서울·가평=뉴시스] 임종명 남정현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지난달 29일 통일교 소유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를 받아 2일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측은 이날 오후 3시10분께 경기 가평 평화 연수원(평화의 궁전)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신천지 측은 질의응답에서 이 총회장이 평화의 궁전에 머문 시점과 검진 날짜와 해당병원을 묻는 질문에 "이 총회장은 2월17일에 왔고 2월29일 검사를 받으러 저녁에 잠깐 (병원에) 다녀온 것 외에는 여기(평화연수원)에 있었다. 외부에 나간 건 검사받으러 다녀온 것이 전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29일 HJ매그놀리아 국제병원에서 검진받았고 이날 최종 음성판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HJ매그놀리아 국제병원은 통일교 재단 소유로 경기 가평에 있다. 이전에는 청심국제병원으로 알려졌다.
이 총회장도 직접 취재진과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받았다. 음성이니 뭐니 하는데 음성이 뭔지 잘 모른다"며 "전 매년 10월이 되면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 독감에 걸리면 사람들 접촉하면 안 되지 않나. 그래서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가평=뉴시스] 김선웅 기자 = 신천지 관계자가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코로나19 진단 의무기록 사본을 공개하고 있다.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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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평화의 궁전에 며칠부터 있었는지, 해당 기간 동안 이동은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에선 신천지 측과 이 총회장의 답변이 엇갈렸다.
이 총회장은 최초 답변에서 "2월17일에 (평화의 궁전에) 왔다. 이 사람(자신)은 한 군데 있을 수 없다. 왔다갔다하며 일을 봐야 한다. 왔다갔다 그리 하고 있다. 어디 갔다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청력이 좋지 않아 질문을 전달하기 위해 이 총회장 옆에 있던 신천지 관계자는 이러한 답변에 이 총회장을 말리며 '여기 있었다고 해야한다'는 말을 전했고 이는 생중계로 방송됐다.
이에 대한 취재진의 항의가 빗발치자 이 총회장이 다시 말하면서 평화의 궁전에 온 날짜를 27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총회장이 퇴장한 뒤에는 신천지 내무부장, 해외선교부장, 행정서무 등이 답변을 대신했다.
우선 HJ매그놀리아 국제병원이 국가에서 지정한 코로나19 감염 선별진료소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자 선교부장은 "선별진료소를 누가 지정하는지, 어디서 지정하는지는 모른다. 국가에서 방역 목적으로 설치했기에 다녀온 것이다. 의료기관명을 공개했으니 그곳을 통해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이 총회장이 코로나19 사태를 '마귀의 짓'이라고 한 것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총회장은 지난달 20일 신천지 내부 공지로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임을 압니다. 욥의 믿음과 시험같이 우리의 발전을 파괴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본향은 천국입니다. 이때 전도와 교육은 통신으로 합시다. 당분간 모임을 피합시다"라고 했다.
선교부장은 이에 "종교와 신앙적 관심에서 말씀한 것"이라며 "저희는 신앙인이고 신앙을 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좋게 인도한다. 그러나 마귀는 고난과 어려움을 준다.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성도들이 이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좋은 게 아니라는 차원에서 한, 힘을 내서 이 사태를 극복하자는 격려의 메시지였다"고 밝혔다.
[가평=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가며 기자들을 향해 엄지를 지켜 세우고 있다. [email protected]
선교부장은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방역에 두고 있다. 오해로 인한 핍박, 이런 것들까지도 감내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서 방역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부동산 내역 공개, 선교센터 폐쇄, 중국 우한 성도 현황 등에 관해 말했다.
또 선교부장이 미국 방송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코로나 사태를 신천지 탓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취지로 발언하지 않았는데 국내에서 난 기사를 보고 굉장히 놀랐다. 인터뷰에서도 부족함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욱 더 협조하겠다고 했다. 진심으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선교부장은 신도 명단 제공시 미성년자 명단이 빠졌던 것에 대해 "중학생 이상부터 고등학생까지는 학생회, 이하 학생은 유년회다. 명단 제공했고 부모를 통해 조사할 수 있는 것으로 협의됐다"고 답했다.
신천지 내무부장은 신천지가 정부당국의 신도 명단 공개 요청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필요한 자료를 적극 제공했다. 31번째 확진자를 인지하고 예배 현황을 확인해 당일 9294명의 명단을 제공했다"며 "당시 급하게 시설 폐쇄 및 자가격리에 들어가 작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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