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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대통령 설득에도…이란 곳곳서 반정부 시위 지속

등록 2018.01.01 18: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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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 30일 이란 수도 테헤란 대학교 내에서 대학생들이 경찰의 제지 속에 정부 비판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P 통신이 개인 촬영자에게 입수한 사진이다. 2017. 12. 31.

【테헤란=AP/뉴시스】 30일 이란 수도 테헤란 대학교 내에서 대학생들이 경찰의 제지 속에 정부 비판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P 통신이 개인 촬영자에게 입수한 사진이다. 2017. 12. 31.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불법 시위를 자제해달라'며 국민들을 설득하고 나섰지만 시위대의 저항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이란 곳곳에서 밤새 시민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면서 반(反)정부 시위는 나흘째 지속됐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전날 밤 테헤란의 엥겔럽 광장에서 이란 경찰이 최루 가스와 물대포를 사용해 시위를 진압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타케스탄의 북서부 마을에서는 시위대들이 성직자 학교와 정부 기관 건물에 불을 질렀다. 이란 ILNA 통신은 도루드에서 도난당한 소방차가 파손되면서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남서부의 이제, 서부의 케르만샤와 코라마바, 북서부의 샤힌샤흐, 북부의 잔잔 등에서도 시위가 보고됐다.

AFP 통신은 여행 제한 조치와 정부의 산발적인 인터넷·SNS 차단으로 정확한 시위 진행 상황을 기사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이번 반정부 시위에 대해 "국정에 대한 국민의 비판은 권리다. 우리는 정부와 국가가 국민에게 속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로하니 대통령은 "비판이 전달되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국가와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방향이어야 한다. 정부는 적법한 비판은 물론 집회와 시위도 허용할 것."이라며 불법 시위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시위가 나흘째에 접어들고 규모도 커지면서 점차 물리력 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테헤란에서는 불법 시위를 한 혐의로 시위대 200여명이 체포됐다. 마슈하드에서도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압둘라흐만 라흐마니 내무부 장관은 "공공 재산을 훼손하고 질서를 파괴하고 법을 어기는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내에서 수천명이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것은 2009년 '녹색운동' 이후 처음이다. 현재 시위대는 경제난과 관료들의 부패를 이유로 들어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난이다. 서방의 제재로 이란 경제는 12%대의 실업률과 10%대의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주요 먹거리인 달걀과 가금류 가격이 40% 이상 치솟은 것도 시민들의 불만이 커진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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