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절반, 출산휴가 등으로 인한 부당대우 '그냥 감수'
광진·성동·중랑구 직장맘 대상 실태조사 결과
직장맘, 일·생활균형 위해 제도개선 우선꼽아
【서울=뉴시스】서울동북권 직장맘 실태조사 토론회 포스터. 2019.09.30.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센터장 김지희)가 동부권역 중 광진·성동·중랑구에 살거나 일하고 있는 직장맘 474명을 대상으로 일·생활균형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를 30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설문조사(468명)와 심층인터뷰(6명)로 이뤄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와 관련해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응답자의 44.8%는 '그냥 감수한다'고 답변했다. 제도나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요구해결하기 보다는 개인이 감내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모성보호 관련 부당대우 경험은 '출산휴가로 인한 인사 상 불이익'이 1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육아휴직 복직 후 업무배제 불이익(15.1%) ▲육아휴직 신청 및 이용(14.2%) ▲돌봄휴가 신청(9.8%) ▲(배우자)출산 전후 휴가이용(9.3%)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나 출산, 양육으로 고용중단을 경험한 이는 56.4%로 조사됐다. 여성들의 평균 고용중단기간은 2년 2개월, 직장맘의 평일 여가시간은 약 1시간 30분, 돌봄 및 가사노동시간은 배우자보다 3배 정도 길게 나타났다. 여전히 돌봄과 가사노동의 부담은 여성이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조사과정에서 심층인터뷰에 참여한 김모 씨는 "퇴근 후 집에 가면 쉬는 게 아니라 제2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느낌이다. 집에 돌아와서 음식을 직접 해서 먹이고 씻기고 설거지하고 앉으면 9시~9시 30분"이라며 "그 뒤에는 책 읽어주고 재워야 한다. 재우다 같이 잠들어 새벽 1시에 일어나 씻고 자는 게 일상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응답자들은 일·생활 균형이 어려운 이유로 직장일로 여가나 자기개발의 어려움(63점), 퇴근 후 피로감 때문에 가사나 돌봄하기 어렵다(57.9점)고 꼽았다.
급할 때 돌봄을 의논할 곳을 묻는 질문에는 28.8%가 '없다'고 답변했다. 지인(24.2%)이나 친인척(37%)이 뒤를 이었다.
직장맘의 일·생활균형 지원을 위해 설립한 직장맘지원센터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제도개선과 정책사업이 78.4%, 건강지원이 77.2%, 사업장인식개선이 77%로 파악됐다.
센터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하는 토론회를 다음달 2일 오후 3시 동부여성발전센터 2층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토론회에서는 서울시 동부권역 중 성동·광진·중랑 3구에 대한 산업, 노동시장, 인구학적 특성을 설명한다.
발제자인 황은정 이화리더십개발원 연구위원이 '동부권직장맘 일·생활균형 실태조사 연구결과와 그 시사점'을 발표한다. 서울노동권익센터 김재민 연구위원,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 실태조사(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직장맘이 각각 토론자로 나선다.
김지희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 센터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서 직장맘의 고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직장맘의 노동권 강화와 모성보호제도의 효율적 실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센터의 역할을 더욱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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