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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임상위 "코로나19 경증환자 자가격리시 병상 60% 확보 가능"(종합)

등록 2020.06.21 16: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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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격리해제기준 과도…완화시 입원환자 ⅓↓"

"입원기준 변화시 추가 병상 59.3% 확보 가능해"

"신고할 보호자 없다면 생활치료센터 전원해야"

"PCR 양성 50명 퇴원시 감염자 500명 치료효과"

"방역과 진료 판단 상충…진료의사 판단 따라야"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린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방지환(왼쪽부터)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지침 개정 및 권고사항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6.2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린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방지환(왼쪽부터)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지침 개정 및 권고사항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연희 정성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에게 치료를 집중하려면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낮은 경증 환자는 자가격리하거나 생활치료센터로 전원해서 추가 병상 59.3%을 확보해야 한다는 코로나19 전문의의 주장이 나왔다.

또 현행 PCR(유전자증폭) 검사로 실시되는 격리해제 기준을 완화할 경우 입원 환자를 3분의 1로 줄이고, 의료진이 중증 이상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중앙임상위는 저위험 환자의 입원 및 퇴원기준을 변화시켜도 입원 일수를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중앙임상위는 그간 55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3060명의 환자 임상데이터 중 18세 이상의 성인이면서 4주간 임상경과가 확인된 1309명의 임상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앙임상위는 그간 확진 환자 임상경과와 치료결과에 따라 확인한 코로나19 고위험군을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중증으로 악화할 확률이 10% 이상으로 정의했다.

이들이 제시한 고위험군 환자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고도비만 ▲Quick SOFA(qSOFA, 감염 의심환자가 사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중환자실 치료 필요성을 선별하는 도구) 1점 이상 ▲당뇨·만성 신질환·치매 등 기저질환자 ▲65세 이상 고령자 등이다.

이와 달리 증상 발생 후 7일 이내의 50세 미만 성인 중 확진 당시 호흡곤란이 없고, 고혈압·당뇨·만성 폐질환·만성 신질환·치매 등 기저질환이 없는 명료한 환자는 중증 단계 이상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556명 중에 10명(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환자 중 의료인 진단에 의해 호흡수가 22회 미만이고, 수축기 혈압이 100㎜Hg 이상인 환자가 중증 이상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778명 중 단 1명(0.12%)밖에 없었다.

증상 발현 이후 7일, 50세 미만의 성인이라는 기준에 대해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코로나19의 경우 초기 7일만 지나도 증세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령이 증상 호전과 악화에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는 건 발견하지 못했지만, 어느 수준에서 나눌지 분석해보니 그 정도(50세)에서 나누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앙임상위는 중증 이상으로 악화되지 않는 저위험 환자 중 호흡곤란 등 증상 악화 상황이 발생할 때 이를 확인하고 신고해 줄 보호자만 있다면 자가격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저위험 환자들 중 보호자가 없는 경우엔 생활치료센터 전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환자 분류와 입원기준 변화 시 추가 병상을 최대 59.3%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 센터장은 그러면서 "0.1~0.2%의 중증 환자의 경우 산소치료 필요할 수 있어 그런 위험이 있지만, 그걸 0%로 만들다가 의료시스템 붕괴 등 더 큰 재앙이 예견될 수 있다"며 "당장 입원시키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무조건 입원을 하면 안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린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방지환(왼쪽부터)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지침 개정 및 권고사항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6.2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린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방지환(왼쪽부터)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지침 개정 및 권고사항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6.21. [email protected]

중앙임상위는 50세 미만의 환자로 증상 발현 이후 10일까지 경증을 유지하는 경우, 산소치료 중단 3일 경과 후에도 증상 악화 시 보호자가 있다면 퇴원을 고려하는 등 퇴원기준도 현행보다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분석에 따르면 50세 미만 성인 환자가 증상 발생 후 10일까지 경증이 유지됐다가 그 이후 산소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악화한 경우는 813명 중 2명(0.2%)에 불과했다.

또 50세 미만 성인 환자가 산소치료를 중단한 후 3일 이상이 지난 후에 다시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밖에 PCR 검사 '음성' 판정을 격리해제 기준으로 한 현행 격리해제 기준을 완화할 경우 환자들의 입원기간을 3분의 1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임상위는 우리나라의 격리해제 기준이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다른 나라의 기준보다 과도하게 엄격해 불필요한 장기입원이나 격리로 사회적 자원을 낭비한다고 지적했다.

WHO의 경우 발병 일자가 10일 이상 경과하고, 이후 3일 이상 증상이 없다면 격리에서 해제해도 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미국은 발열 호전 후 3일 이상 지나고 호흡기 증상이 호전됐으며 증상이 발생한 지 10일 이상 지나면 격리에서 해제할 수 있다. 영국은 최초 PCR 양성 시점부터 14일 이상 지났을 때 48시간 이상 발열이 없을 때, 싱가포르에선 임상적으로 회복된 상태에서 증상 발생 이후 21일이 지난 환자를 격리에서 해제시킨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격리해제 기준을 코로나19에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임상적으로 코로나19 증세가 없으며, 24시간 간격으로 실시한 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올 경우에만 격리에서 해제될 수 있다.

중앙임상위는 그러나 이 같은 격리해제 기준이 발병 직전 또는 초기에 많은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코로나19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와 달리 메르스는 발병 2주째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기 때문에 환자를 장기간 격리해야 하지만, 코로나19는 장기간 격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 위원장은 "진료 측면에서는 퇴원할 수 있는 상황인데,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는 이유로 퇴원하지 못하는 입원 환자가 있다"며 "PCR 검사로 방역적 측면에서 격리가 필요하다는 방역적 판단과 환자가 좋아졌으니 퇴원해도 된다는 진료적인 판단이 상충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진료적 판단에 따라 퇴원해도 좋은 PCR 양성 환자 50명을 지역사회로 되돌려보낸 다음에 남은 50개 병상에 다른 환자를 입원시키면 감염자 500명을 치료하는 것과 같다"며 "진료와 방역이 상충하는 상황에선 진료기관, 병원, 의사의 판단에 따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PCR 양성 환자의 감염력에 대해 방지환 센터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이 수집한 외국 자료에 따르면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5~7일간 배양되다가, 그 이후엔 바이러스의 배양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2주간 배양된다는 사례도 있는데, 이는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초기 1주를 넘길 경우 배양이 안 된다.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몸에서 나와야 전염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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