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북상 중인 태풍 ‘바비’…느린 속도 피해 더 클까

26일 6시 서귀포 남서쪽 240㎞ 해상서 북서진 중

26일 오후부터 27일 새벽까지 하루 종일 영향권

느림보 태풍 ‘솔릭’ 제주 포함 한반도 큰 피해 안겨

기상청 “고기압 동쪽으로 물러나…속도 점차 빨라져”

[서귀포=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 중인 2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 앞바다에 거친 파도가 일고 있다. 2020.08.25.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강경태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세력을 키우며 천천히 북상하고 있어 앞서 발생했던 느림보 태풍들처럼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긴장감이 돌고 있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제주 서귀포시 남서쪽 약 240㎞ 해상에서 제주도 서쪽 해상을 향해 시속 15㎞의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이 26일 오후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26일 밤과 27일 새벽 사이 서해상을 따라 북상, 27일 새벽 6시께 북한 황해도 부근 연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태풍은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h㎩), 최대풍속 초속 43m로 강도가 강한 태풍이다. 낮 12시께 중심기압이 945h㎩, 최대풍속 초속 45m로 강도가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바뀐다.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40~60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풍 ‘바비’의 순간최대풍속 역대 태풍 중에서도 손꼽히는 바람세기다. 또 태풍이 제주도 산지에 최대 500㎜ 이상의 많은 비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귀포=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제주도 서쪽 해상을 향해 북상 중인 2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발권 창구에 표를 구매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020.08.25. [email protected]

문제는 이 태풍이 제주도 해상부터 서해상을 통과할 때 이동하는 속도가 조금 느리다는 점이다.

이동 속도가 이날 3시 기준 시속 15㎞에서 낮 12시 시속 20㎞, 오후 6시 26㎞로 조금씩 빨라지고 있지만, 제주와 한반도가 하루 종일 태풍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풍이 천천히 이동하는 동안 강한 비바람으로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2018년 8월 내습한 태풍 ‘솔릭’은 이동속도가 시속 21㎞에서 사람이 걷는 속도인 시속 4㎞ 정도로 느려지며 제주에 큰 피해를 안겼다.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피해도 컸지만, 복구 작업도 늦춰지며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당시 제주에서 태풍 피해를 입은 농경지 면적이 3369㏊에 달했고, 피해 복구비만 70억2300만원이 투입됐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 중인 25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에 어선과 관공선이 높은 파도를 피해 정박해 있다. 2020.08.25. [email protected]

태풍 ‘바비’는 ‘솔릭’과 비교해 이동속도가 3~4배정도 빠르지만, 27일 새벽 전까지 20㎞대 속도를 내면서 천천히 서해상을 통과해 26일부터 27일까지 한반도가 직접 영향권에 속할 수밖에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에 위치한 고기압이 동쪽으로 물러나면서 그 사이로 태풍 ‘바비’가 이동할 공간이 생겼고, 고수온인 해수면에서 벗어나면 점차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풍 ‘바비’는 이날 오후 2시께 서귀포시 서쪽 약 170㎞ 해상으로 진출해 서귀포시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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