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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대책, 어떤 내용 담기나

등록 2020.09.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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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25일 신용대출 관리계획 제출

윤석헌 "엄중하게 생각…조치 이어질 것"

금융당국 "일단 자체관리 효과있나 봐야"

"컨티전시엔 DSR 규제 등 모두 열려있어"

[서울=뉴시스]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한 달 새 11조7000억원 급증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사상 최대 증가 규모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한 달 새 11조7000억원 급증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사상 최대 증가 규모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속도조절 주문에 답해야 하는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어떤 관리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창구지도 결과를 살펴본 뒤 효과가 없으면 강화된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은 이날까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관련 현황 보고와 연말까지 관리 계획을 제출받는다.

금감원은 일단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내놓는 관리방안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평가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그때 금융위원회와 함께 결정할 방침이다. 일시적인 폭증세가 꺾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신용대출 관리에 대해 엄중히 생각한다"며 "지금도 단계적으로 금융회사들과 조치하고 있고,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신용대출 관리방안 등과 관련된) 이야기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한테 자체적으로 관리를 강화하라고 했고, 관련해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또 어떤 조치를 할 건지 들여다보고 있다"며 "그 결과 부족한 게 있으면 더해야 할 수 있어서 (윤 원장이) 그 연장 선상에서 말씀하신 것이지 당장 뭔가를 하겠다고 결정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컨티전시플랜(비상계획)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 모든 경우의 수가 열려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지금은 면밀하게 예의주시해서 보고 있다"며 "그럼에도 안 되면 컨티전시에 대한 대응은 있어야 하니까 그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0.09.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0.09.25. [email protected]

금융위원회 역시 현재로서는 신용대출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스스로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노력을 다해달라"며 "금융당국도 경계감을 갖고 관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가계대출 불안요인이 지속될 경우 필요한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신용공급 확대가 불가피한 점과 고신용자 대출이 증가한 것 자체가 문제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있다.

개별 용도 확인이 어려운 신용대출이 급증한 이유가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자금 마련)'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분석되지만, 당국이 문제 삼는 건 빚투보다 영끌 쪽에 가깝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신용대출이 우회수단이 되는 걸 가장 경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행권 설명을 종합하면 이달 신용대출 잔액이 크게 늘어난 건 카카오게임즈 상장 즈음이다. 그러다가 공모 배정 결과가 나오자 얼마 안 돼 상환된 금액도 상당 규모로 파악된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특히 영끌보다 빚투 영향으로 추정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9월 말이 상여가 들어오는 시점이라 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다음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상장 등이 예고돼 있어서 그즈음 일시적으로 다시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자체적인 속도조절 방법은 크게 금리 조정, 한도 축소가 거론된다. 이 중에서도 한도를 조정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조정의 경우 한 은행이 인상하면 다른 은행에 파급효과가 미치는 연쇄작용이 있어 섣불리 시도하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시기 대출 고객들의 부담을 가중한다는 비판도 있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케이뱅크가 선제적으로 조치한 일반신용대출 0.10%포인트 금리 인상 수준으로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도 축소는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 특수직에 대한 한도를 낮추는 방법 등이 있다. 전체 신용대출 고객 중 과반이 넘는 고신용자 한도를 줄이기 때문에 총량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사실 손해다. 연체율이 낮고 부실 우려가 낮아서다. 다만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일부 차단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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