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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가방위력·과학기술' 강조…핵·미사일 계획 주목

등록 2021.01.07 08: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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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방위력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 중대의지"

전략무기 개발 수준 다뤄 美 바이든 압박 가능성

2019년 신년사서 언급한 군축 다시 등장할 수도

北 과학기술 개발 후 활용 방안에 엇갈린 전망

핵·미사일 실험 재개…자립경제 정면돌파전 2.0

[서울=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하고 있다. 2021.01.07.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하고 있다. 2021.01.07.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8차 대회 2일째에 국가방위력과 과학기술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핵기술이나 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와 관련한 내용이 다뤄졌을지 주목된다.

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열린 8차 당대회 2일 회의 때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 내용을 소개하며 "보고는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해 나라와 인민의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려는 중대의지를 재천명하고 그 실현에서 나서는 목표들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에서 다뤄진 국가방위력 분야는 핵기술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에 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각종 군사기술 개발 계획과 군사 도발 방안 등이 다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과 강채연 부연구위원은 '2021 한반도 연례정세전망' 보고서에서 "사업총화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국가방위력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위 전략무기의 성공적 개발 성과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평가와 향후 계획에 대한 언급 부분"이라고 예상했다.

홍 실장 등은 "과거와 같은 전략적 인내를 바이든 행정부가 선택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전략무기 개발 수준을 보여주는 언급이 예상된다"며 "바이든 신정부가 대북정책을 신속하게 수립하고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통해 상호 안전보장 차원에서 협상에 임할 것을 압박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1축(양쪽 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1축(양쪽 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남은 당대회 동안 북한이 국가방위력과 관련해 핵 군축을 거론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군축을 언급한 바 있다.

홍 실장 등은 "향후 북미협상을 염두에 둔 핵 군축 논리를 강화하는 핵 독트린을 재차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신들의 전략무기 개발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소산이며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이자 평화를 위한 것으로 남용되거나 선제적으로 쓰지 않는다는 방어적 비확산 독트린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나아가 평화적 환경 조성 차원에서 핵 군축의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며 "바이든 진영 내 핵 군축·군비통제 그룹의 입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평화와 세계 핵 비확산에 기여를 강조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이날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에서 과학기술이 언급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조선중앙통신은 "보고에는 나라의 과학기술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중요한 과업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과학기술이란 각종 무기체계 개발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경제난 극복을 위한 자립경제 성장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A형'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A형'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1. [email protected]

일각에서는 북한이 과학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021 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 하반기 북한은 협상전술 이외에도 핵·미사일 실험을 단행할 수 있다"며 "북한은 2018년부터 핵실험과 중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했는데 2020년 10월 당 창건 기념식에 등장한 신무기를 본다면 그동안 연구개발한 각종 신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단거리미사일 등의 시험발사 수요가 크다"고 분석했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북한은 2019년 북·미 대화가 중단된 이후 각종 신형 단거리미사일을 다수 시험발사했는데 또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시험발사는 탄도미사일의 발사를 일체 금지한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를 위반한 것이다. 향후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안보리에 회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도 '2021 북한의 안보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북한 국방과학기술의 정책적 지향과 그 변화 양상을 보면 향후에도 북한이 첨단유도무기 개발과 더불어 최근 개발 완료한 다양한 신형유도무기의 본격적인 양산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또 "북한 내 전략물자 비축 정도에 따라 향후 유도무기가 대량으로 신속하게 전력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과거에 북한이 전략급 유도무기를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해왔다면 2020년에는 전술급 유도무기 개발에 초점을 맞춰왔고 앞으로는 첨단유도무기 개발이라는 방향성을 갖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발사관 6개를 탑재한(6연장) '초대형 방사포'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발사관 6개를 탑재한(6연장) '초대형 방사포'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반면 북한이 과학기술을 개발해 이를 경제난 극복에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한반도 정세 2020년 평가 및 2021년 전망' 보고서에서 "과학기술로 자립경제의 토대를 다지면서 내부적 힘과 발전 동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제재가 효과가 없음을 증명하려는 정면돌파전 2.0을 제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봤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과학기술로 안전한 방역시스템을 구축하고 국경과 공중, 해상 봉쇄가 지속되는 현재의 위기를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과학기술로 자립경제의 토대를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립경제건설 노선과 이의 실천방안이라 할 수 있는 연료, 원료, 설비를 중심으로 한 국산화정책은 더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라며 "자체의 과학기술에 기초한 연료, 원료, 설비, 자재 등의 국산화를 통해 에너지(전력), 금속, 기계, 화학공업, 농업 발전에 집중하는 구조가 더욱 고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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