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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강제착륙 시킨 벨라루스…어떤 국제법 어겼나

등록 2021.05.25 10: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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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율=뉴시스]벨라루스 여객기 강제 착륙 후 체포된 언론인 라만 프라타세비치(26)가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 등을 통해 공개됐다. 2021.05.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율=뉴시스]벨라루스 여객기 강제 착륙 후 체포된 언론인 라만 프라타세비치(26)가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 등을 통해 공개됐다. 2021.05.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벨라루스 정권이 반체제 언론인 로만 프로타세비치를 체포하기 위해 운행 중인 여객기를 강제로 탈취한 가운데, 벨라루스가 국제법을 위반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24에 따르면 유엔 국제시민항공청(ICAO)은 벨라루스의 행위가 1944년 시카고 국제시민항공협약을 위반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성명을 통해 “벨라루스가 강제로 비행기를 전용한 것은 국제법 규정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23일 벨라루스에선 그리스 아테네에서 리투아니아 빌니우스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항공기가 수도 민스크에 강제 착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반체제 인사 로만 프라타세비치를 비롯, 170명의 승객이 탑승 중이었다.

이날 강제 착륙은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라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지시로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프라타세비치는 벨라루스 내 반정부 시위 조직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Nexta)’를 만든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프로타세비치는 벨라루스에서 수배 중이었다. 그는 항공기가 민스크에 착륙한 후 구금됐다.

리투아니아는 24일 오후 자국 영공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이 벨라루스 영공을 피해야 한다고 명령하면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

마르코 로시니 웨스트민스터대학 국제법 교수는 “국가는 영공에 대해 완전한 주권을 가지고 있다”라며 강제 착륙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로시니 교수는 “시카고 협약 제1조는 한 국가는 영토 위 영공에 대해 완전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규정한다”라며 “영공을 상공비행할 때 민간 항공기는 해당 국가의 완전한 관할에 속하며, 지정된 공항에 착륙하도록 방해 및 명령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카고 협약 제3조는 방해 시 탑승자의 생명과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라며 “더 먼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의 방향 전환은 잠재적으로 승무원과 승객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었다. 이것은 공정한 조사에 의해 확립돼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시카고 협약 부록 2에는 ‘방해는 최후의 수단으로서만 실시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로시니 교수는 문제는 벨라루스 당국이 처음 착륙 계획을 요청했는 지, 아니면 바로 방해를 했는 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또 로시니 교수는 몬트리올 협약 제10조에 위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몬트리올 협약 제10조에 따라 국가는 범죄가 저질러진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승객과 승무원의 여정을 계속해야 한다”라며 “이 조항에  따르면 프로타세비치는 빌니우스에 가는 것이 허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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