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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IPO 많다지만...중소형 증권사에는 '그림의 떡'

등록 2021.06.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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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주관사 수임, 대형 증권사들에 집중

전담조직 확대·인력 충원 속도

중소 증권사들은 외면…공모가 과열 지적도

[서울=뉴시스] 임태훈 기자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2020.09.03.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 임태훈 기자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2020.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일부 대형 증권사로 딜 수임이 몰리고 있다. 대형사는 전담부서를 확대해 인력을 늘리는 반면 중소형사는 담당부서를 없애거나 운영을 중단하는 실정이다. 상장에 나선 기업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위해 대형사에 몰리면서 공모가격이 높아지고 중소형사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IPO에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는 통상 공모금액의 0.8% 정도를 수수료로 챙기게 된다. 공모 실적과 기여도에 따라 0.2% 정도의 추가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최근 시장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IET)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조단위 빅딜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거래 한 건당 수억원~수십억원을 챙길 수 있다 보니 대형 증권사들은 IPO 담당부서와 전문인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KB증권은 역대 최대어로 평가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뱅크 등 빅딜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국내 증권사 최초로 IPO 담당을 4개 부서 체제로 확대하고 올해 12명의 인력을 증원했다. 현재 IPO 관련 인력은 45명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의 IPO 인력은 약 60명 규모에 달한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IPO 전문인력을 확대하며 대표 주관사 경쟁에 불을 지피는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IPO 전담으로 3개팀을 가동 중이다. 인력은 지난해 41명에서 올해 48명으로 늘었다. NH투자증권의 주식자본시장(ECM) 본부는 3개 부서, 40여명 규모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9명을 충원했다.

삼성증권 IPO팀은 30명 중반대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IPO팀은 기업금융1본부에 속해 있다. 기업금융2본부에 커버리지1~3팀도 기업금융전담역(RM)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소수의 대형 증권사들이 경쟁력을 강화하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갈수록 중소형사들의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현재 IPO를 진행 중인 50여개 기업 중 주관사를 맡은 증권사는 KB증권(12개), 미래에셋증권(11개), 한국투자증권(10개), 삼성증권(8개), NH투자증권(7개) 등 대형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 부국증권, 유화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IPO 전담부서를 따로 두지 않고 관련 인력이 전반적인 ECM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수의 대형사들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공모가가 실제 기업 밸류에이션에 맞춘 적정 가격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가치평가 시 최대한 높은 공모가가 형성되기를 원하는 기업 입장에 맞춰주면서 공모주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소형사가 진행하던 IPO를 대형사에 뺏기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는 한번 상장하는데 이왕이면 대형 증권사를 선호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전상장의 경우 기존에 일을 같이 해오던 중소형사에서 새롭게 대형사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 중소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가만히 있어도 수임이 들어오지만 중소형사는 열심히 영업을 뛰어도 그동안 쌓아온 트랙레코드(실적)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시장"이라며 "게임이 되지 않는 IPO에 공을 들이기보다 각사가 잘할 수 있는 특화 분야로 집중하는 게 낫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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