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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한 野 비전발표회…빅 이슈 없고 尹·崔 '신인티' 여전

등록 2021.08.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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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주자 윤석열, 경선 쟁점될 이슈 던졌어야

최재형의 '정치교체론'…"방향 못잡고 있다"

12명 후보, 7분의 시작…"짧고 강한 화두 필요"

발표 끝나니 자리 뜬 후보들…'원팀' 어디에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최재형, 박찬주, 안상수, 장성민, 원희룡, 하태경, 황교안, 박진, 장기표, 유승민, 홍준표 후보. 2021.08.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최재형, 박찬주, 안상수, 장성민, 원희룡, 하태경, 황교안, 박진, 장기표, 유승민, 홍준표 후보. 2021.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김승민 기자 = 이명박의 7·4·7', 박근혜의 '줄푸세'는 없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예비 후보 12명이 모여 약 2시간 동안 '국민 약속 비전발표회'를 진행했으나 특별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후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치비평가들은 특히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 "여전히 준비가 부족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두 후보의 '맹탕' 비전발표에 경선 흥행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갑갑했다"고 총평을 남겼다. 그는 "(후보들이) 헤드라인을 뽑을 만한 이슈를 못 던졌다"며 "여러 요인이 있지만 유력주자인 윤 전 총장이 뚜렷하게 던지는 이슈가 없으니 싸움도 없고 논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가장 기대했을 후보가 윤석열이다"며 "그렇다면 윤 후보가 정말 쟁점이 될만한 이슈를, 자신의 국정 비전이라든가 정책을 던졌어야 할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1강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과 같이 경선 전체를 압도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라는 뜻이다.

이 평론가는 "예를 들어서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7·4·7', 박근혜 후보의 '줄푸세'라든지 '경제민주화'라든지 이 정도 화두는 던져야 했다"고 덧붙였다.

최 전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준비가 부족한 걸 여실히 드러냈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윤 전 총장에 대해 "임팩트 있는 비전이 전반적으로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별공약이나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한 자기 입장을 피력하는 정도"였다며 "몸풀기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 전 원장의 '정치 교체'에 발언에 대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아직도 (최 전 원장이) 방향을 못잡은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고 부연했다.

대권 재수생인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악평도 나왔다.

이 평론가는 "기존 대선주자들은 그래도 좀 준비가 됐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 정책 발표도 쭉 했다"며 "그렇다면 이들(홍 의원·유 전 의원)이라도 헤드라인이 될 정책을 던졌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핵심 공약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1.08.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핵심 공약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1.08.25. [email protected]



12명 후보가 7분씩 발표…"짧고 강하게 화두 던져야"

애초에 12명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내놓는 게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한 후보에 주어진 시간은 단 7분이었다. 결국 후보의 잘못이 아니라, 기획된 플랫폼의 문제라는 뜻이다.

홍준표 의원이 이날 발표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초등학교 학예회 발표처럼 느껴진다"고 악평을 남긴 이유이기도 하다. 유승민 전 의원도 "듣기만 하는 발표회가 돼 싱겁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를 나눠 경선을 치루지 않는 이상 후보가 압축되기 전까지 주자들은 이 많은 후보들 가운데 자신을 내세울 최선의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이 평론가는 "짧고 강하게 화두를 던지는 맥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차별화된 것을 내걸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이슈를 압도할 수 있는 이슈를 던져야 한다"고 했다.

엄 소장 역시 "후보가 너무 많다. 12명 후보에겐 자기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럴 때는 나는 '이것 하나'라는 전략으로 1차 컷오프 때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의 '원팀' 경선?…모두 떠나 휑한 발표회장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유승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08.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유승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08.25. [email protected]



당초 토론회로 예정됐던 이날 행사는 일정을 기획한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의 월권 논란으로 치달으며 결국 발표회로 갈음됐다.

이 대표가 몇몇 후보들의 반발에도 토론회를 밀어 붙였던 이유는 바로 '원팀(One Team)', 즉 모든 후보가 하나로 뭉친 모습을 국민에 보여주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정작 이날 후보들은 자신의 발표를 마친 뒤 즉각 자리를 떠났다. 객석에는 빈 의자만 남는 모습이 연출됐다.

마지막으로 유승민 전 의원이 발표하던 차례에는 박찬주, 하태경, 황교안, 최재형 등 단 4명의 후보만이 착석한 채였다. 유 전 의원은 "의리 없이 가신 분이 있다"며 뼈있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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