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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치 하락③]해외 건설수주 전선 먹구름 끼나…"충격 제한적"

등록 2022.04.25 06:15:00수정 2022.04.25 07: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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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터키와 경쟁 심화…일본과는 심하지 않아"

[도쿄(일본)=AP/뉴시스]20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 앞을 마스크를 쓴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전광판에는 1달러당 엔화가 129.21-22엔에 거래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오전 1달러 당 엔화는 129엔대까지 치솟았다. 20여년 만에 엔저를 기록했다. 2022.04.20.

[도쿄(일본)=AP/뉴시스]20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 앞을 마스크를 쓴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전광판에는 1달러당 엔화가 129.21-22엔에 거래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오전 1달러 당 엔화는 129엔대까지 치솟았다. 20여년 만에 엔저를 기록했다. 2022.04.20.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일본 엔화가 1달러당 130엔을 넘보는 엔저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일본 업체들과 경쟁 접점이 줄어들면서 엔화 약세가 건설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금액은 모두 306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351억달러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300억 달러를 넘기며 선방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밀렸던 발주 물량이 대거 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 확대로 이어질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엔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언제 현상이 이어지면서 변수로 등장했다. 해외 건설 수주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과 경쟁를 벌이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저가 지속된 지난 2013~2014년에도 우리 건설사의 수주가 유력했던 공사들이 줄줄이 일본 업체에 넘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저가수주를 통해 공세를 퍼붓고 있는 중국, 인도 등과의 경쟁이 가열되는 형국에서 엔저를 무기로 일본까지 가세할 경우 수주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우리가 아무리 기술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단가 싸움에서 밀리면 들어갈 수 없는 구도가 되는데 엔저 현상이 계속되면 해외건설 시장에서 저가수주 경쟁이 재현될 소지가 얼마든지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 건설 시장에서 분양가 규제, 공사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서까지 수주에 문제가 생긴다면 건설경기가 좋아질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엔저의 영향이 과거 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990년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일본 건설업체들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경쟁하는 부분이 많지 않은 만큼 엔저에 따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얘기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는 플랜트 공사 위주로 진행되고 있고, 일본 건설업체는 건축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직접적인 경쟁 접점이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일본은 해외 공사 수주 규모가 해마다 감소하며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건설전문잡지사인 맥그로일이 발표한 ENR(Engineering News Record)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해외 매출 점유율이 5.1%로 5위를 차지한 반면, 일본은 3.9%(9위)에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해외건설 분야의 한 전문가는 "일본이 우리보다 원천 기술은 더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가 일본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더 앞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에는 중국이나 인도, 터키와 경쟁이 심화되는 반면 일본과는 경쟁이 심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엔저 현상으로 인해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하는데 충격이나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저 이슈와 관련해서 아직까지 건설업계에서 들리는 얘기가 없는 것으로 미뤄 짐작할 때 국내 건설사들이 체감하고 있는 영향도 크지 않아 보인다"며 "그동안 일본업체와 경쟁이 심화됐다는 얘기가 들린지 꽤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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