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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한 물가에 미 울트라스텝?...한국 연속 빅스텝 가능성 부상

등록 2022.07.14 11:47:45수정 2022.07.14 11: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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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워치 7월 울트라스텝 가능성 79.7%

한국도 두 차례 연속 빅스텝 부상

시장 금리도 단기물 위주 상승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7.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 6월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9%대를 기록하면서 미 중앙은행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울트라 스텝'(1.0%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도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두 차례 연속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는 등 연속 빅스텝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고공행진하고 있는 물가에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오는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1.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79.7%로 물가지표가 발표되기 전인 지난 12일(7.6%) 보다 크게 높아졌다. 반면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0.3%로 12일(92.4%) 보다 큰 폭 낮아졌다.
 
간 밤 미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 대비 9.1% 올랐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8.8%를 크게 상회한 수치로, 198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41년 만에 9%대를 넘어섰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도 5.9% 올라 전월(6.0%) 대비 하락해 3개월 연속 둔화됐다. 시장 예상(5.7%) 보다는 소폭 웃돌았다. 이에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미 연준의 긴축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라지면서 한국은행이 전날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두 차례 연속으로 빅스텝에 나서는 '점보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속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봤던 전날과 다른 시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은 금통위는 전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당분간 0.25%포인트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만큼 현 상황에서는 연속 빅스텝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화될 경우는 인상 폭이 달라 질 수 있다며 연속 빅스텝 가능성도 열어둔 상황이라 향후 발표되는 물가지표 등에 따라 달라질 여지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금리가 역전이 임박한 상황에서, 미 연준의 긴축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게 되면 역전폭도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2.25%)와 미국(1.5∼1.75%)의 기준금리는 상단 기준으로 우리가 0.5%포인트 더 높지만, 미 연준이 '울트라 스텝'을 단행하게 되면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0.5%포인트 더 높아지게 된다. 과거 역전폭은 최고 1.0%포인트까지 벌어진 바 있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13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13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되고, 원화 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 환율 급등으로 인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더 문제다.
 
한은은 이번 빅스텝이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향후 '베이비 스텝'으로 선회할 방침임을 밝히기는 했지만, 미 연준이 더 급격한 긴축을 단행할 경우에는 연속 빅스텝 가능성도 충분히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만큼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즉, 향후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 하에서는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되거나, 이와 달리 경기 둔화 정도가 예상보다 커진다면 정책 대응의 시기와 폭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향후 빅스텝 가능성이 없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빅스텝 가능성이 없다는 표현은 너무 강한 표현인 것 같다"며 "경제가 저희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0.25%포인트 인상으로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인데,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화하면 정책 스탠스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물가상승률이 6.5% 이상이냐, 7% 이상이냐로 빅스텝을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며 "금통위원들이 외환시장 성장률 등 자료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등 지표 변화에 따라 추가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연속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보며 하락세를 보였던 국채 시장도 다시 연속 빅스텝 가능성을 점치며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한때 0.075%포인트 오른 3.285%까지 올랐다. 2년물도 0.071%포인트 오른 3.263%에 거래됐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 물가 급등으로 인해 미 연준이 1.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에 반응하며 기준금리가 3%에 달할 가능성을 프라이싱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번달 FOMC에서 실제로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고 7월 소비자물가가 이번 달 보다 더 악화될 경우 연속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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