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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명맥]②100여년의 역사 '김제전통시장'…변화로 재도약 도모

등록 2023.02.27 08:25:09수정 2023.02.27 11: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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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김제시 김제전통시장 간판. 2023.02.24. pmkeul@newsis.com

[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김제시 김제전통시장 간판. 2023.02.24. [email protected]


전통시장의 매력은 따뜻한 인심과 정으로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하다는 점
싱싱하고 질 좋은 농수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해, 가격경쟁력도 갖췄다는 평

특히 예전에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인산인해를 이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대형 할인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 손님을 빼앗겨 전통시장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쟁에 밀린 전통시장의 생존비결은 무엇일까?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과거부터 지역 주민들의 삶과 추억을 간직한 전통시장은 지금도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지역의 역사를 되짚어볼 때도 전통시장은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과 역할도 자못 크다.

이에 뉴시스 전북본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소한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연중기획으로 한 달에 1회씩 10회에 걸쳐 우리 동네 전통시장을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김제=뉴시스]이동민 기자 = 호남평야의 본 고장인 전북 김제시 요촌동에 위치한 김제전통시장에 대한 정확한 개점 시기는 알 수 없으나 100여년 전부터 일명 '시장통'으로 불리며 시장의 형태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 십 년째 이곳을 지켜온 시장 상인들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김제 전통시장은 어물전이 모이며 조성됐다. 김제 관내에 서해안 심포항이 있어 맛 좋고 질 좋은 해산물들이 풍부했고, 이를 김제 관아와 향교가 있는 지금의 자리에서 판매하며 시장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1950년대부터 요촌동에 2일과 7일에 열리는 정기시장과 상설시장 형태로 장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시장 중심부에는 목조건물을 지어 곡물, 주단, 포목, 식료품 등을 판매하며 김제 유일의 상권 기능을 담당했다.

[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24일 전북 김제시 김제전통시장에 과거 모습의 사진이 걸려 있다. 2023.02.24. pmkeul@newsis.com

[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24일 전북 김제시 김제전통시장에 과거 모습의 사진이 걸려 있다. 2023.02.24. [email protected]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1960~70년대부터 농업은 제조업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슈퍼마켓 등 도시시장의 발달로 정기시장의 기능은 옅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는 전화위복이 돼 김제 면 단위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던 상인들이 시장 주변에 자리를 잡으면서 ‘요촌상설시장’으로 확대됐다. 호남평야 중심부에 위치한 덕택에 농산물의 질이 좋기로 소문나 전주, 정읍, 부안에서도 찾아와 사갔다는 것이 시장 상인들과 고객들의 증언이다.

[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김제시 김제전통시장 상인회에서 제공한 1991년 12월 23일에 열린 5일장 모습(왼쪽)과 아직까지 같은 자리에 남아있는 건물. 2023.02.24. pmkeul@newsis.com

[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김제시 김제전통시장 상인회에서 제공한 1991년 12월 23일에 열린 5일장 모습(왼쪽)과 아직까지 같은 자리에 남아있는 건물. 2023.02.24. [email protected]

시장을 찾은 김점순(78)씨는 "지금부터 5~60년 전 시장에는 쌀이며 보리며 고추며 좋은 농산물이 풍부해 항상 사람들이 많았다"며 "요즘에는 김제에서 나는 농산물을 다른 데서도 살 수 있으니 시장을 찾지 않지만 옛날에는 항상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시장이 점차 커져 1972년에는 지상 1층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신축하며 공설시장으로 변모했으나 1995년 건물 안전진단 결과 붕괴위험이 있어 건물을 철거했다. 혼잡한 상황 속에서도 시장은 계속해서 유지돼 오다가 2008년 '김제전통시장'으로 명칭을 바꾼 후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24일 전북 김제시 김제전통시장에 5일장이 열리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 2023.02.24. pmkeul@newsis.com

[김제=뉴시스] 김얼 기자 = 24일 전북 김제시 김제전통시장에 5일장이 열리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 2023.02.24. [email protected]

김제전통시장으로 명칭을 바꾼 이후 상가 위에 아치형 아케이드 조형물을 설치해 노점 형태의 시장을 실내 시장화 시켰고 간판도 교체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었다.

5일장이 열린 지난 22일 김제전통시장을 찾아보니 현대화를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는가 하면 깔끔하고 색다른 음식을 제공하는 청년몰이 조성돼 젊은 고객을 유치하려는 노력도 드러났다.

시장 주변에 있는 관아 부근에 널찍한 주차장도 조성해 교통편의도 더했다. 특이한 것은 실내 시장 안에 차량이 다닐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점포 간 폭이 차량 2대는 여유롭게 다닐 수 있어 간간히 시장을 지나는 차량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인구감소에 따른 상권 쇠퇴는 막을 수 없었다. 매대에는 상인들이 팔기 위해 준비한 물건들이 가득했지만 시장을 찾는 손님은 보기 힘들었다. 상인회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야시장 유치, 먹거리 부스를 설치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을 대표하는 명물이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전주 남부시장에는 콩나물국밥이, 완주 삼례시장에는 '산닭'이 시장을 대표하며 소비자들을 끌어들이지만 김제 전통시장에는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 심지어 상인회장도 "시장을 대표할만한 명물이 뭐가 있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 시장은 명물이라고 할게 없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김제내아(金堤內衙)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김제내아(金堤內衙)


그래도 희망은 있다. 시장 옆에 자리 잡은 '김제내아'가 지난해 12월 보물로 승격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더했고 김제시도 '내아'와 '전통시장'을 연계해 상권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김제 전통시장에서 30년 넘게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재호(55)씨는 "과거에는 어물전과 농산물이 시장을 찾게 했다면 지금 김제 전통시장은 손님들이 찾을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며 "변화가 없으면 성장도 없다. 지평선 축제 때만 반짝하는 시장이 아닌 야시장 유치, 관광자원과의 연계 등 변화를 꾀해 시장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제=뉴시스]이동민 기자 = 1991년 12월 23일 김제 전통시장의 모습.(김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제=뉴시스]이동민 기자 = 1991년 12월 23일 김제 전통시장의 모습.(김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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