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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온도 17도' 실패한 산업부, 올여름 정책 대수정

등록 2023.03.08 06:15:00수정 2023.03.08 07: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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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 에너지 절약 목표치 제시

기관장에 재량 부여…한전 등과 협력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북극발 한파가 이어지면서 전력수요가 치솟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5일 3시 기준 전력수요는 82.1GW(기가와트)로 기록됐다. 이후 소폭 감소하며 80GW대를 유지하고 있다. 26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전력량계의 모습. 2023.01.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북극발 한파가 이어지면서 전력수요가 치솟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5일 3시 기준 전력수요는 82.1GW(기가와트)로 기록됐다. 이후 소폭 감소하며 80GW대를 유지하고 있다. 26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전력량계의 모습. 2023.01.2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공공기관부터 에너지 절약에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로 지난 겨울 실내온도를 1도 낮춘 17도로 제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여름 대책은 대대적으로 수정한다.

8일 산업부에 따르면 올여름에는 공공기관의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절약 목표치 총량을 제시하는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한 달 동안 감축해야 할 목표치를 공공기관마다 제시하면 기관장이 재량껏 기한 내 절약하도록 권한을 주는 방향으로 계획 중이다.

이 방식 하에서 공공기관 등은 기한 내 절약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가령 실내 온도를 조절하든, 전원 플러그를 뽑든, 필요에 따라 일부 재택으로 전환하든, 여분의 데이터를 삭제하는 등 기관장 재량과 아이디어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유연하게 사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email protected]


앞서 산업부는 겨울철 전력 대란을 막기 위해 공공 부문의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 조치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공공기관이 건물의 난방설비를 가동할 때 실내 평균 난방온도를 17도로 일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10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에너지 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를 냈다. 하지만 역대급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실내온도 17도에서 근무하는 것이 건강권을 해치며 일 효율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민원이 쏟아졌다.

실내가 냉골로 변해 내복과 조끼, 외투를 껴입고 담요나 핫팩 등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불만부터, 참다 못한 일부 공기업에서는 직원들에게 1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오리털 패딩을 지급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심지어 정부 출연 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실내 난방온도 제한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다.

게다가 절약 대상에 중앙행정기관과 광역·기초지자체, 시도교육청, 공공기관, 지방 공사·공단, 국·공립 대학 등 1019개 기관과 소속·산하기관이 포함됐지만 청와대와 총리실은 빠진 것을 두고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가 6일 서울 동작구의 한 노후 아파트를 방문해 난방시설 효율개선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3.02.0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가 6일 서울 동작구의 한 노후 아파트를 방문해 난방시설 효율개선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3.02.06. [email protected]


결국 산업부는 건강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였다. 지난 1월 산업부는 건물 내 실내온도 편차가 큰 공공기관은 기관장 재량으로 평균 실내 온도 기준을 2도 범위 내에서 완화 적용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에너지 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를 개정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상청 한파특보가 발령된 지역 내 위치한 공공기관과 실내온도 편차가 큰 노후 건물을 대상으로 유연성을 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실내 온도를 제한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한다는 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부는 이를 반영해 올여름 추진하는 '목표치 제시' 방식은 앞서 일괄적으로 온도를 낮추게 하는 방식보다 에너지 절약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 등이 실시간으로 에너지 소비량과 목표치를 감축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살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를 위해 민간 IT기업 및 한국전력 등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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