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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임상시험’ 직접 해보니…“빠른 피드백·만족도 높아”

등록 2023.05.11 14:22:57수정 2023.05.11 14: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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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치료제·의료기기에 적용해야

[서울=뉴시스] 황재희 기자= 경북대학교병원 조정희 신장내과 교수가 환자와 임상시험 중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황재희 기자= 경북대학교병원 조정희 신장내과 교수가 환자와 임상시험 중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 DCT)이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임상시험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는 신약뿐 아니라 디지털치료제와 재택의료기기 등에서 두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북대학교병원 조정희 신장내과 교수는 11일 오전 열린 2023 바이오코리아 ‘분산형 임상시험의 글로벌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한 국내 향후 전망’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앞으로 재택의료기기나 디지털치료제가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스마트(분산형) 임상시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 참여 동의 및 의약품 투약, 부작용 확인 등을 진행하는 전통적인 임상시험과 달리 집이나 지역 의료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임상시험이 시간적·공간적으로 확장되고 의료진에 덜 의존적인 형태가 되는 것이 특징이다.

웨어러블 혹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임상 자료 수집을 수행하거나, 의약품을 환자 자택으로 배송하고 지역 검사실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

조 교수가 속한 경북대병원은 ‘KICTS’라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임상시험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지문을 이용한 신분확인시스템, 임상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임상시험 기기, 입수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전달하는 게이트웨이, 자료 모니터링시스템, 전자자료시스템, 통합 임상시험 관리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이를 통해 가정에서 수집된 임상정보는 실시간으로 서버에 저장, 연구자에게 전송된다. 경북대병원은 다양한 임상시험 기기를 이용해 2015년부터 3년 동안 6건(신이식, 치매, 부정맥, 혈당, 항응고제, 천식)의 임상시험에서 약 600명의 임상시험대상자를 등록해 성공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조 교수는 “스마트 임상시험을 통해 얻은 성과는 지속적으로 환자 상태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과 환자가 즉각적으로 이상반응을 파악해 의료진에게 알리고, 이를 의료진이 피드백할 수 있다는 점, 환자의 만족도 증가, 입원비·교통비 감소 등이 있었다”고 했다.
 
이후 경북대병원은 업데이트된 DCT 임상 시스템을 통해 실증 연구를 지속해왔다. 지난해 실시한 스마트 임상시험의 경우 비대면 진료까지 포함됐다.

‘신이식 수혜자에서 스마트 임상시험 기술을 적용하 테고프라잔의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이름으로 진행 중인 해당 임상시험은 실제 테고프라잔(성분명) 신약을 개발한 기업에서 경북대병원에 임상을 의뢰한 것이다.

조 교수는 “이 과정에서 환자가 병원에 꼭 방문해야 하는 횟수가 3회였는데, 1번은 비대면 진료로 갈음했다”며 “방문에 준하는 상담, 연구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보니 재택의료기기나 디지털치료제의 경우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마트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준비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DCT의 경우 윤리·과학적 측면에서 여전히 불리한 점이 있을 수 있어 조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대학교 임상약리학과 오재성 교수는 이날 ‘국내 분산형 임상시험 관련 규제와 현황’에 대해 발표하며 “DCT 사례를 보면, 중간에 환자들이 임상을 드랍(중단)하거나 대면 임상보다 임상시험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등과 같은 사례가 많았다”고 했다.

분산형 임상시험을 실시하더라도 연구 설계 당시부터 DCT를 얼마나 반영할건지와 같은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DCT는 동영상이나 시각자료 등 추가적인 자료를 많이 준비해 연구 대상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스마트 해킹 등 보안 등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갑자기 와이파이가 끊겨서 데이터 축적·전송이 잘 안된다던지, 하루 종일 나오는 데이터의 경우 어떤 시점에서의 어떤 데이터를 가공해서 임상시험 결과물로 제시할 것인지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여러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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