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공습 경보 울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재난문자에 '핵공격' 공포까지 느낀 시민들
서균렬 교수 "핵 민방위 시설 갖춰야 한다"
대피시설 정확히 파악하고 빠르게 이동해야
EMP 공격 대비해 전자장비 꺼두는게 좋아
[철산군(평안북도)=조선중앙통신·AP/뉴시스]북한 정부가 제공한 이 사진은 5월31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만리경-1호 위성을 실은 새로 개발된 천리마-1호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2023.06.01.
경계경보는 오발령이었지만 문자를 받은 시민들은 짧은 기간 동안 상당한 두려움을 느꼈다. 어떤 사태가 발생했는지 알 수 없었고,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도 잘 몰랐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과 같은 극단적 상황이 떠올라 공포감을 느낀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이나 핵 공격에 더이상 안심할 수 없기에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지식 유튜브 채널 '보다BODA'는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지난달 31일 '[긴급]실제 핵 공습 경보가 울리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영상에 출연해 이번 경계경보 발령의 문제점을 짚고 실제 상황일 경우 행동 요령을 설명했다.
서 교수는 "우리가 민방위 훈련에 민간이 참여해야 한다.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핵 민방위 훈련이 있어야 한다"며 "서울에서 몇십 년 살았는데,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서울 시민은 (핵 공격에) 무방비 상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 코로나19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직접적으로, 물리적으로 우리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번 기회에 행정절차도 바꾸고, 민방위 훈련 제대로 실시하고, 핵 민방위 시설을 갖춰야 한다.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짚었다.
당시의 '경계경보' 발령이 실제 상황이었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지에 대한 가정도 내놨다.
서 교수는 "만약 '전자기펄스(Electromagnetic pulse)'였다면 그나마 사람 생명은 괜찮은데, 우리 모든 전자 장비, 전기 시설, 금융 시설 등 (전기가) 전부 나갔기 때문에 캄캄한 세상이 될 것"이라며 "아마 히로시마 같은 핵폭탄이 아니고 이런 전자기 폭탄이 올 것이다. 왜냐하면 그게 훨씬 더 효력 있고, 지구 자기장 때문에 말발굽처럼 터져 북한은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사일이었다면, 그리고 그중 1개 정도가 핵탄두였다면 지금 우리 서울 같은 경우에 대피가 안 됐기 때문에 전부 사망자 또는 상해자가 되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10만 단위, 밀집돼 있으니 50만 단위까지 즉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실제 '경계경보'가 발령됐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 교수는 몇 가지 행동 요령을 제시했다.
먼저 평소에 주변에 있는 대피 시설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파악해둔 곳으로 재빠르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 발생 시 울리는 '경계경보'가 마지막임을 잊어서도 안 된다. 경보가 울린 후, 모든 통신 장비가 두절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번거로울 수 있지만 잠을 잘 때는 모든 전자 장비를 끄는 게 좋다. EMP 공격을 당했을 때, 기기가 켜져 있다면 즉시 망가져 버리지만, 꺼져있을 경우 조금이나마 시간을 벌 수 있기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경보음이 울리면 생각하지 말고 움직이는 게 좋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 자리에 있는 게 나을 수도 있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계단으로 가야 하는데, 공간이 부족하다. 그게 오히려 압사 사고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유리 창가와 멀리 떨어져 이불을 뒤집어 써야 한다. 왜냐하면 유리창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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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리포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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