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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중진 험지 출마에 '원칙 부재' 지적

등록 2024.02.08 06:00:00수정 2024.02.08 06: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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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조해진은 양산과 김해에 전혀 연고 없어

서병수, 부산 정치인이지만 북강서갑 정치활동無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부산 북구강서구갑 출마 요청 수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0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부산 북구강서구갑 출마 요청 수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민의힘이 서병수·김태호·조해진 등 영남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으나 원칙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중진을 야당이 차지하고 있는 전략지역에 투입해 탈환을 시도한다는 구상이지만 전혀 연고도 없는 지역에 출마시켜 사실상 낙천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한 '중진 헌신론'을 내세워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을 차출했지만 재배치 지역구에 연고를 가진 중진이 드물어 당 지도부의 배치 원칙이 사실상 부재한 것 아니냐는 당내 불만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2011년 김해을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바 있지만 경남 양산을에 재배치됐다. 김해을에는 밀양창녕이 지역구인 조해진 의원을 차출 대상으로 특정했다.  서 의원은 부산 북강서갑으로 이동하게 됐다.

지역구를 옮긴 중진과 야당 의원간 격전을 유도해 바람을 일으키기 보다는 도리어 중진을 버리는 돌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제21대 총선에서도 이혜훈·이종구 등 중진들을 컷오프하고 험지에 재배치했지만 모두 탈락하면서 바람 유도에 실패한 바 있다.

공관위는 7일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에게 현 지역구를 떠나 김해갑 또는 김해을에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다. 명분은 부산 북구·강서구·사상구·사하구와 경남 김해시·양산시 등을 아우르는 전략 지역인 '낙동강 벨트' 탈환이다.

김해갑과 김해을은 민주당 소속 민홍철·김정호 의원이 각각 3선, 재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영남권의 대표 험지로 볼 수 있다.

공관위는 앞서 5선 서병수(부산진갑) 의원과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에게도 부산 북강서갑과 경남 양산을 출마를 요청했다. 부산북강서갑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같은당 김두관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양산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다.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 모두 재배치 대상 지역에 뚜렷한 기반이 없는 상황이다.

서 의원은 부산시장으로 시정을 총괄한 바 있지만 부산진갑을 특정해 정치 활동을 한 적은 없다. 서 의원은 7일 국회에서 험지 출마 승낙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면서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부산 북구강서구갑 출마 요청 수락' 기자회견 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2.0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부산 북구강서구갑 출마 요청 수락' 기자회견 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2.07. [email protected]

김태호 의원은 오는 8일 국회에서 험지 출마 수락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지만 두차례 경남지사에 당선돼 도정을 총괄한 것을 제외하면 양산을에 구체적인 연고는 없다. 도리어 조 의원이 특정된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2011년 당선된 바 있다.

경남 밀양 출신인 조해진 의원도 김해 갑·을에 연결고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진 의원은 7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결론을 내리는데 수삼일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며 "저를 3선까지 키워주신 밀양·의령·함안·창녕의 당원과 당직자·주민 여러분의 생각도 여쭤봐야 하고, 당으로부터 출마 요청을 받은 김해시민들의 입장도 헤아려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년간 닦아온 지역구를 버리고 준비기간도 없이 연고가 없는 약세 지역에 출마하라는 요구는 대상자와 유권자 모두에게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은 일"이라며 "21대 총선에서 같은 맥락으로 중진들을 재배치했지만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느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지역구 상황을 고려해 헌신을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중진 지역구에 다른 신인을 후보로 내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다거나 차출 지역구에서 해당 중진의 경쟁력이 높은 경우 등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험지 출마 요청 기준 관련 질문에 "다른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도 그 지역(중진 지역구)에서 당이 승리할 수 있을지,  그 분이 옮겨갔을 때 옮겨간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지 등을 주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당 일각에서는 친윤 중진이나 실세의 험지 출마는 동반되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 중진 의원은 비윤계 또는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분류된다.

장 사무총장은 '헌신 요청을 받은 분들이 비주류인데 친윤 핵심이나 주 에게도 헌신 요청을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저는 주류 비주류라는 구분을 하고 있지 않다. 주류 비주류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며 "제가 지금까지 말씀 드린 분들은 당을 위해 그간 충분히 헌신해왔던 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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