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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화보 떳떳하다'…공천 탈락 청각장애인 유튜버의 항변

등록 2024.03.14 10:30:30수정 2024.03.14 11: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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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박은수씨, 민주 비례 공천 탈락에 문제 제기

"최종 후보자 추천됐지만 최고위 의결 과정에서 부결"

"민주당 추천 20인중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후보 없어"

"후보 검증 과정에서 수능날 사진 올린 경위 질의받아"

"장애인 인식 개선의 일환…가장 강력한 정치적 행위"

"여성·장애인·청년 의원 꼭 필요"…전 당원 투표 요구

청각장애인 크리에이터 박은수(29)씨가 지난해 11월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화보 사진.(사진 : 박은수 인스타그램 게시물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청각장애인 크리에이터 박은수(29)씨가 지난해 11월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화보 사진.(사진 : 박은수 인스타그램 게시물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신청을 했던 20대 여성 청각장애인 유튜버가 자신의 후보자 추천이 갑작스럽게 번복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유튜버 박은수(29)씨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지원을 했었다. 서류 전형과 면접 과정을 통해 여성·장애인·청년 분야의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비례후보추천관리위로부터 최종 추천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당선권 내 최종 후보자로 추천되어 발표를 앞두고 갑작스레 최고위원회의의 의결 과정에서 부결되었다는 문자 통지를 받았다. 결국 최고위원회의에서의 부결로 인해 최종 후보로 의결되지 못했다. 그 결과 오늘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추천 후보 20인 중 여성·장애인·청년 분야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청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화보 사진에 신체 노출이 있었던 점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부결 결정에 대해 그 이유를 전달받지 못했기에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수는 없으나, 비례후보추천관리위의 추천 과정에서 검증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의 질의 내용을 기반으로 추측해 봤다. 작년 11월 16일 저녁 수능 시험 종료 이후 업로드 했던 저의 포스팅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저는 장애인 크리에이터로서 자부심과 정체성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왔다고 자부한다. 많은 난청인들에게 보청기가 더 이상 부끄러움이나 결점의 대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으로 여겨지도록 청각장애인 가족이 있는 촬영 작가님과 컨셉 협의를 통해 촬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1월 16일 수능을 치른 많은 수험생 구독자분들께 수능 성적과 삶의 행복이 비례하지 않고 늘 삶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희망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고, 중도 장애로 새로운 인생의 국면을 맞이하게 된 장애인인 저의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자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던 화보 사진과 함께 격려의 메세지를 업로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례후보추천관리위의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이 포스팅을 확인하게 되어, 이 사진을 올리게 된 경위에 대해 질의했고, 세계적인 장애인 인식개선의 일환이며 장애인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이었다는 내용의 소명을 전달했다"며 "추천관리위원회에 이부분에 대한 소명이 충분히 되어 최종 당선권 후보자로 추천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그 이후 후보자 추천이 갑작스레 부결된 사유에 대해 소명할 기회가 없었다"고 짚었다.

박씨는 "당으로부터 선정적이라고 평가받은 저의 보청기 화보 사진이 장애인 몫의 비례대표 국회의원로서의 결격사유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제가 이 화보 사진을 찍고 공개한 것은 장애인 여성들의 세계적인 인권 운동 중 하나이자, 장애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행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의 신체 일부인 보청기를 당당하게 드러냄으로써 감추어야 할 것으로 인식되고 내면화되어 왔던 장애인의 몸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숨기거나 수치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브래지어 또한 드러내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저의 신념"이라고 역설했다.

박씨는 "22대 국회에서는 탄압과 차별 받는 이들의 목소리가 정치적으로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이 글로 저의 도전이 재의결되거나 번복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부결 결정으로 인해 좌절하고 있는 장애인 동지들에게 장애인의 몫을 쟁취하기 위해 목소리 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기록으로 남기고자 함을 밝힌다"고 적었다.

그는 "260만명의 등록장애인, 그리고 장애인 4인가족 1060만명을 대변하고 국민의 절반인 여성과 청년을 대변할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국회의원은 꼭 필요하다. 후보자로 추천되었던 부분, 최고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 전 당원 투표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박씨는 유튜브 채널 '은수 좋은 날'을 운영하는 청각장애인 크리에이터다. 26세 때인 2020년 후천성 청각장애인 진단을 받았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고 장애인 문제를 알리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정치 활동은 20세 때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시작했고 전국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과 중앙당 부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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