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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 '코인베이스', 국내 첫 설명회 돌연 취소…법 위반 의식한듯

등록 2024.03.26 16: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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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인 트레이더 20여명 대상 행사 준비

금융위 "해외거래소의 내국인 대상 마케팅은 불법"

업계 "제재 부담 느꼈을 것"

[AP/뉴시스]코인베이스 앱 휴대전화 아이콘. 2021.10.15.photo@newsis.com

[AP/뉴시스]코인베이스 앱 휴대전화 아이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려 했던 국내 첫 설명회를 돌연 취소했다. 이를 두고 미신고 국내 영업 등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논란을 의식한 행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인터내셔널'은 오는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서울 '바81'에서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프라이빗(Private) 행사를 열 계획이었다.

코인베이스 인터내셔널은 코인베이스가 지난해 미국 외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출범한 자회사다. 미국에서 라이선스를 받은 코인베이스는 미국인만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인 외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거래소인 만큼 이번 행사 역시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마케팅으로 보인다. 행사 공지문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인터내셔널은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개인 코인 선물·현물 트레이더들을 만나 이들의 니즈(수요)를 파악할 목적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코린이 진달래반 운영자 타로핀이 오픈카톡방 '코린이 개나리반'에 올린 코인베이스 인터내셔널 행사 공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사진=코린이 개나리반 캡처) 2024.03.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린이 진달래반 운영자 타로핀이 오픈카톡방 '코린이 개나리반'에 올린 코인베이스 인터내셔널 행사 공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사진=코린이 개나리반 캡처) 2024.03.26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이번 행사 참가자를 모집했던 '코린이 진달래반' 운영자 타로핀은 자체 오픈카톡방에서 "글로벌로 한국인 투자자를 노리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코린이 진달래반은 가상자산 투자자 8000여명이 가입한 텔레그램 내 가상자산 커뮤니티다.

통상적으로 국내 마케팅을 진행하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는 가상자산 유튜버, 유사투자자문 업체 등과 협업하며 국내 투자자를 유치해 왔다. 이들은 유치한 대가로 거래 수수료 일부를 받는 레퍼럴(Referral·추천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마케팅이 특금법상 불법으로 간주되는 점이다.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FIU는 '한국인 대상 영업' 기준으로 ▲한국어 홈페이지 제공 여부 ▲한국인 고객 유치 이벤트 여부 ▲가상자산 매매 시 신용카드 지원 여부 등을 들고 있다.

앞서 FIU는 지난 2022년 이를 위반한 쿠코인(KuCoin)과 멕스씨(MEXC) 등 16개 거래소를 특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이들을 경계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들이 국내에서 금지된 선물 투자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투자만 가능하다.

이번 행사를 추진했던 코인베이스 인터내셔널 역시 현물 뿐 아니라 선물 거래도 지원하는 파생상품 거래소다. 레버리지 투자는 최대 10배까지 지원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는 기본적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라며 "적발 시 수사기관에 통보해 살펴야 할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코인베이스 인터내셔널은 당초 예고했던 이번 행사를 3여 일 남겨두고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소 안내는 참여자 개인에게 개별 문자로 전달됐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선물, 마진 투자를 지원하는 해외 거래소가 국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고 홍보하는 일에 제재가 없는 것은 이해가 안 됐던 일"이라며 "코인베이스도 미국 대형 거래소인 만큼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프라이빗하게 준비된 행사인 만큼 관심을 받는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행사가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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