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균형' 상실한 광주·전남 정치권…민주당 독식
국회·지자체·지방의회 민주당 일색
민주당 독선 빠져도 견제세력 없어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선거대책위원회가 4·10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2024.03.2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주·전남 18석을 모두 차지한 것은 준엄한 민심의 결과이지만 정치적 다양성 실종으로 오히려 지역 정치문화가 퇴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의원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까지 민주당 일색으로 채워져 견제와 균형을 상실한 정치구조가 역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일 중앙선관위의 22대 총선 개표 결과 민주당이 광주·전남 18석을 석권했다.
민주당은 4년 전인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전석을 차지했다. 이번 총선으로 민주당 일당독점이 연장됐다.
광주는 광주시장을 포함해 구청장 5명 모두 민주당이고, 광주시의회는 전체 의원 23명 중 민주당 의원이 21명이다.
전남은 전남도지사를 비롯해 광역·기초단체장 22명 중 16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그나마 무소속 단체장 7명이 있지만, 이들 모두 사실상 범 민주당계 출신이다. 전남도의회는 의원 61명 중 민주당 소속이 57명에 달해 민주당 일색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다.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이 지역 현안에 공동 보조를 맞출 수 있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견제와 균형의 정치원리가 무너진 데 따른 일당독식의 폐해는 이미 오래전부터 광주·전남의 발목을 붙잡아 왔다.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다보니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이 독선에 빠지기 쉽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국비 확보도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광주 군공항 이전이나 전남 국립의대 신설 등 해묵은 현안이 정치력 부재로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표가 떨어지는 현안은 애써 외면하는 것이다.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공약했던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이 급물살을 탄 것도 민주당 소속 지역 정치권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낸 대목이다.
지방의회가 자치단체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은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일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의회와 행정권력 모두 민주당 독식이다보니 한 쪽이 일탈하거나 부패해도 '제식구 감싸기'가 횡행하고 있다.
20대 총선 직후 광주·전남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면서 예산 확보와 현안 해결에 탄력이 붙었던 전례가 있다. 견제와 균형, 정치적 다양성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후보가 "민주세력 재건을 위해 종자는 남겨둬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정권심판론으로 기울어진 민심을 되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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