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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밴드 프렙 "韓 팬들, 우리 음악 처음부터 이해해줬죠"

등록 2024.05.06 09:52:55수정 2024.05.07 08: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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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30일 올림픽홀서 일곱 번째 내한공연 성료

신곡 '콜 잇' 첫 라이브…8일 음원 발매

韓 뮤지션 태버와 '비잉' 협업 무대도

[서울=뉴시스] 영국 시티팝 밴드 '프렙'이 4월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일곱 번째 내한공연을 열고 있다. (사진 = HAN & Daseul Kang) 2024.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영국 시티팝 밴드 '프렙'이 4월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일곱 번째 내한공연을 열고 있다. (사진 = HAN & Daseul Kang) 2024.05.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쉽게 들린다고 쉬운 음악은 아니다.

영국 시티팝 밴드 '프렙(PREP)'은 난도가 있지만 설득하는 대신 관객과 공감하는 것에 복무하는 음악을 빚어낸다. 덕분에 벌써 일곱 번째 내한공연을 성료하는 등 국내에도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딘(DEAN)이 목소리를 보탠 '콜드 파이어(Cold fire)', 밴드 '새소년' 황소윤·몬스타엑스의 셔누가 피처링한 '돈트 룩 백(Don't look back)', 싱어송라이터 태버(Tabber)와 협업한 '비잉(Being)(feat. 백예린)' 등 한국 뮤지션들과도 꾸준히 협업해왔다. '콜드 파이어' 뮤직비디오는 한국에서 찍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프렙의 내한공연은 밴드의 네 멤버와 국내 팬들의 차진 호흡이 절정에 달했음을 증명한 순간이다. 특히 프렙은 내달 발매하는 새 앨범 수록곡인 '콜 잇(Call It)'을 이번 한국 무대에서 처음 라이브로 공개하는 선물도 선사했다. 이 곡은 오는 8일 선공개 싱글 형태로 국내외 플랫폼에 음원 발매가 예정됐다.

역시 공연의 마지막곡은 프렙의 대표 히트곡 '치피스트 플라이트(cheapest flight)'. 객석의 떼창은 여름 야외 페스티벌을 방불케 했다. 공연이 끝난 뒤 100명을 대상으로 팬사인회도 열었는데, 톰 헤이블록(보컬)·댄 래드클리프(기타)·르웰른 압 말딘(키보드)·기욤 잼벨(드럼)은 피곤한 기색 없이 얼굴에 웃음만 가득했다. 다음은 공연 당일 무대 시작 전 올림픽홀에서 멤버들과 나눈 일문일답.

-1년5개월 만에 내한이시고, 벌써 일곱 번째 내한공연입니다. 공연장 크기도 점점 커지고 있어요.

"한국에 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콘서트를 할 때마다 느껴지는 에너지가 굉장해요. 런던에 있을 땐, 우리 음악을 듣는 팬들이 누굴까 궁금하거든요. 팬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어서 더 특별합니다. 공연장은 매번 커졌지만 처음부터 있었던 친밀한 에너지는 여전히 그대로예요."(톰)

-맨 처음엔 작은 클럽(2017년 서울 홍대 앞 클럽 모데시(MODECi))에서 공연하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모데시든, 서울재즈 페스티벌이든 또 오늘 단독 공연을 여는 이곳이든 팬들과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은 다르지 않아요. 순간순간의 기억들이 다 생생하게 느껴지거든요. 한국 팬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을 처음부터 제대로 이해해준 팬들이라서 더 특별해요. 영국, 미국에 조금 알려졌을 때부터 해외 팬들 중에선 한국 팬들이 거의 처음으로 우리 음악을 알아주고 함께 공감해줬거든요."(르웰른)
[서울=뉴시스] 영국 시티팝 밴드 '프렙'이 4월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일곱 번째 내한공연을 열고 있다. (사진 = HAN & Daseul Kang) 2024.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영국 시티팝 밴드 '프렙'이 4월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일곱 번째 내한공연을 열고 있다. (사진 = HAN & Daseul Kang) 2024.05.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프렙은 한국에 미국 퓨전 밴드 '스틸리 댄(Steely Dan)'을 널리 알려준 팀이기도 합니다. 이분을 출발점으로 삼은 당신들의 음악엔 이분으로 해서 좀 어떤 특별한 점이 생겼는지요?

"다음 내한공연 포스터엔 '스틸리 댄을 알려준 팀'이라는 문구를 넣어야겠어요. 하하. 저희가 아시아에 와서 시티팝에 대해 알게 되고 음악적으로 교류를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특별해요. 시티팝 밴드들도 나름 스틸리 벤의 영향을 받았을 테니까요. 이 모든 것이 음악의 순환 같아서 굉장히 흥미로워요."(톰)

-당신들이 아시아에서 시티팝 밴드로 불리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시티팝은 AOR('어덜트 오리엔티드 록(Adult Oriented Rock)' 혹은 '앨범 오리엔티드 록(Album Oriented Rock)'의 영향을 받았잖아요. (AOR은 1960년대 말께 서구 팝 시장에서 모타운 스타일의 솔과 블루스 음악에 다양한 장르, 전자음악 장비 등이 섞이면서 탄생했다. 일본 시티팝에도 영향을 준 음악이다. 스틸리 댄도 AOR 계열로 분리되기도 한다.)

"유튜브가 시티팝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람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집에서 유튜브 추천 음악들을 듣다가 발견하게 된 것 같아요. 앨범 아트도 덩달아서 인기를 얻게 됐고요. 묻혀 있었던 곡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또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게 신기해요. (일본 가수 다케우치 마리야가 1984년 발표한) '플라스틱 러브'는 여전히 인기 곡이잖아요."(톰)

-프렙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쉽게 들리는데 쉬워 보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구조가 촘촘하거든요. 그래서 더 고급스러운 팝 느낌입니다. 대중성과 완성도의 균형감은 어떻게 유지하는 건가요?

"저희들은 프렙으로 뭉치기 전부터 다른 음악 프로젝트들을 각자 해온 경험이 있죠. 프렙 음악을 만들 땐 특정 장르에 집중을 한다기보다 어떤 스타일적인 것을 지켜나가려고 하죠. 이를테면 화성적인 언어의 규칙을 따르다든지 흥미롭고 복잡한 아이디어를 담았으면서도 음악적으로는 편안함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든지요. 어떻게 하면 스무드 재즈로 가고 어떻게 하면 퓨전으로 가기 때문에 그 중간을 맞추는 게 항상 어려워요."(르웰른)

-K팝이 주축인 한국 대중음악 신(scene)에 최근 밴드 열풍이 불고 있어요. 밴드는 음악적으로 합을 맞추는 것뿐 아니라 신념과 가치관을 공유해야 오래 갈 수 있잖아요?

"밴드를 유지하는 건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저희도 비틀스만큼 해왔네요. 각자 영역에서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해오다가 스틸리 댄의 음악을 공통적으로 좋아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 밴드를 해왔고 지속해왔죠. 서로를 잘 이해하고자 노력을 해왔어요. 멤버들끼리 서로 잘 지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치피스트 플라이트'는 저희 넷이 만나기도 전부터 만들어졌던 곡이에요. 서로 만약에 어울리지 못했다면 이 곡을 부르기도 힘들었겠죠."(기욤)
[서울=뉴시스] 영국 시티팝 밴드 '프렙'이 4월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일곱 번째 내한공연을 열고 있다. (사진 = HAN & Daseul Kang) 2024.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영국 시티팝 밴드 '프렙'이 4월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일곱 번째 내한공연을 열고 있다. (사진 = HAN & Daseul Kang) 2024.05.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내한공연에선 태버 '비잉(Being)' 무대를 협업했습니다.

"태버 씨가 프랑스에서 공연하는 것을 봤는데요. '비잉'을 노래하는 모습이 굉장히 멋졌어요. '비잉'은 오랫동안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고 프로덕션 한 지도 오래된 곡이었거든요."(르웰른)

-투어를 많이 다니시는데요. 세계 각지의 팬들을 만나는 건 물론 멋진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지칠 법도 해요.

"잠을 잘 못 자는 게 좀 문제죠. 시차 적응 때문에요. 그런데 공연을 하다 보면, 객석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그 힒듬이 금방 없어져요. 한편으론 가족과 떨어지는 건 힘들긴 해요. 하지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공연하는 건 분명 큰 특혜입니다. 공연할 때와 집에 있을 때 에너지 쓰는 게 조금 다르긴 해요. 집에서는 일찍 일어나서 하루 종일 스케줄이 꽉 차 있는데 투어 도중 낮엔 동면에 들어간 것처럼 거의 에너지를 아껴요. 저녁에 불태워야 하니까요. 60년대 영국에서 유명했던 가수 룰루(Lulu)는 콘서트 할 때는 하루종일 말 한마디도 안 했대요. 그렇게 에너지를 아낀 거죠. 그처럼 공연을 하는 음악가들에겐 건강을 돌보고 좋은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르웰른)

"저 같은 경우엔 달리기를 좋아해요. 투어 중에도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달리죠. 그렇지 않으면, 호텔 공연장만 오가게 되거든요. 그렇게 달리면서, 공연하는 나라의 주변 풍경도 몸 안에 흡수할 수 있어요."(톰)

-공연하시는 올림픽홀 바로 옆 케이스포돔은 한국에서 상징적인 공연장 중 하나예요. 한국에서나 해외에서나 당신들이 공연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요? 제주도 혹시 아세요? 당신들이 제주도에서 공연하면 잘 어울리고 멋질 거 같아요.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두 번 공연했는데 이 올림픽공원 호수 옆에서 공연을 했어요. 당시 날씨도 화창해서 굉장히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야외에서 공연하면 사운드의 세밀한 부분까지 조정하긴 힘들지만, 그런 점이 좋죠. 사운드 설비가 완벽히 갖춰진 곳도 매력이 있고요. 꿈에 그리는 장소라면 실제로 미국 콜로라도의 야외 원형극장 레드록 앰피시어터가 있겠죠. 또 저희는 영국 출신이니까 런던의 브릭스톤 아카데미도 있겠고요. 어렸을 때 관객으로 가 꿈에 품었던 곳이에요. 상징적인 런던 로열 앨버트홀도 있겠습니다."(멤버들)
[서울=뉴시스] 영국 시티팝 밴드 '프렙'이 4월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일곱 번째 내한공연을 열고 있다. (사진 = HAN & Daseul Kang) 2024.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영국 시티팝 밴드 '프렙'이 4월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일곱 번째 내한공연을 열고 있다. (사진 = HAN & Daseul Kang) 2024.05.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은 프렙과 인터뷰한 직후 태버와 만나 나눈 일문일답.

-프렙과는 어떻게 만났고 작업을 하게 된 건가요?

"작년에 프렙이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공연했는데요. 제가 구경을 갔다가 프렙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게 됐어요. 이후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곡 작업을 하게 됐죠. 유럽 투어를 갔는데, 프랑스에서 만나 같이 연주하고 콘텐츠로 찍으면서 인연이 계속됐어요. 그리고 또 이렇게 서울에서 만나게 됐네요.

-태버 씨는 소화하시는 음악 장르가 다양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하게 많이 찾아 들었어요. 힙합, R&B, 일렉트로닉 음악을 많이 들었고 밴드 음악은 성인 되고 나서부터 많이 접했던 것 같아요. 이것저것 많이 듣다 보니까 영감도 여기저기서 생기고 음악 할 때 그런 부분들이 섞여져서 표현이 되는 거 같아요."

-태버 씨는 실력이 출중해서 대중과 더 많이 만날 기회만 생기면, 더 많이 알려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번 프렙의 오프닝 공연 참여도 그렇고, 다이나믹 듀오 앨범에 참여한 것도 그런 과정 중 하나죠?

"현재 앨범을 작업 중인데요. 작년부터 투어를 많이 다니고 있어요.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절 접할 수 있게요. 새로운 분들을 제 팬들로 만드는 요즘 상황에 대해 뿌듯해 하고 있습니다. 음악 작업도 재밌게 하고 있는데, 올해가 끝나기 전에 결과물이 나올 거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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