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고, 체험하고, 추리하고…관객, 공연 속으로 들어오다
관객 참여형 공연 '이머시브' 바람…히든카드로 '관객' 등장
서울시발레단 '데카당스', 관객-무용수 춤사위로 어우러져
연극 '버닝필드', 관객 선택에 따라 다른 장면·스토리 체험
'쉬어매드니스' 관객이 살인 용의자 추리 '원조 이머시브'

서울시발레단이 5일 '데카당스'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최근 공연계가 무대와 객석의 경계 없이 관객이 극에 참여하는 '이머시브(immersive)' 공연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기존에는 소극장 중심으로 관객을 무대로 불러 올려 배우와 즉흥적인 대화 정도를 나누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관객의 '개인기'에 따라 스토리를 달리하거나, 무용수들의 춤판에 뛰어들도록 하는 파격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관객은 수동적인 작품 감상에서 벗어나 극의 일부가 돼 공연을 함께 이끌고, 나아가 공연의 '히든카드' 역할을 하며 반전의 미를 선사할 수도 있다.
서울시발레단이 선보이는 '데카당스'는 세계적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이 참여해 주목을 받는 작품이다. 나하린의 여러 작품을 발췌해 하나의 공연으로 재구성했다. 기량이 뛰어난 무용수들이 내뿜는 에너지가 무대를 이끌지만, 분위기를 돋우는 건 관객들이다.
공연 중 무용수는 관객에게 함께 춤을 추기를 제안하면, 관객들은 쭈뼛대다가도 막상 무대에 오르면 무용수들에 동화돼 신나게 몸을 흔든다. 이 즉흥적인 무대는 '데카당스'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촉매제다.
여기에는 "모든 사람은 춤을 춰야 한다"는 나하린의 철학이 담겨있다.
나하린은 지난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몸이 감옥 같다 느낀 적 없나. 춤은 몸이라는 감옥에서 꺼내 자유롭게 해준다. 모두가 춤을 춰야 한단 생각으로 관객을 초대한다"고 했다.
'데카당스'는 14일부터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서울=뉴시스] 연극 '버닝필드' 공연 모습(사진=극단 한양레퍼토리 제공) 2025.03.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09/NISI20250309_0001786683_web.jpg?rnd=20250309100238)
[서울=뉴시스] 연극 '버닝필드' 공연 모습(사진=극단 한양레퍼토리 제공) 2025.03.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되는 연극 '버닝필드'도 관객이 함께 만드는 공연이다.
'비닝필드'는 소방관 이야기를 통해 사회가 재난을 어떻게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지를 이야기한다. 영웅으로 묘사되는 소방관을 '인간'으로 조명, 불길과 맞서 싸우는 그들이 직면하는 두려움, 희생, 선택의 순간 등을 강렬하게 풀어낸다.
극 중 관객에게 무전기를 주고 소방관으로 분한 배우들의 급박한 상황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극장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소방관의 일상을 엿보거나 위기의 순간을 목격하며 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관객의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장면과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다.

연극 '쉬어매드니스' 포스터. (콘텐츠플래닝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28일 개막하는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관객과 함께 범인을 추리해나간다.
작품은 미용실 위층에서 일어난 '바이엘 하'의 살인사건 용의자를 찾는 코믹 추리 수사극이다. 이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관객의 추리로 인해 극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2006년 초연 때부터 관객이 참여해 극을 이끌어가는 이머시브 형태로 화제를 모았다.
19차 프로덕션인 이번 공연은 9월28일까지 대학로 콘텐츠박스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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