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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방해하는 세포만 잡는다" 연구재단, 신약 후보물질 개발

등록 2025.04.14 14: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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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배현수·강성호 교수팀 공동연구

M2 대식세포 내 CD18 단백질 표적 치료

올해부터 환자 대상 임상시험, 국제학술지 게재

[대전=뉴시스] 펩타이드 신약 TB511의 종양 미세환경 내 약리 기전. TB511은 고형암 종양 내 면역억제성 면역세포인 M2형 종양 관련 대식세포(M2-TAMs)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살해T세포의 종양 내 침투를 촉진시키고 면역억제성 종양 미세환경을 면역활성 환경으로 전환시키는 항암작용 기전을 갖는다.(사진=경희대학교 배현수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펩타이드 신약 TB511의 종양 미세환경 내 약리 기전. TB511은 고형암 종양 내 면역억제성 면역세포인 M2형 종양 관련 대식세포(M2-TAMs)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살해T세포의 종양 내 침투를 촉진시키고 면역억제성 종양 미세환경을 면역활성 환경으로 전환시키는 항암작용 기전을 갖는다.(사진=경희대학교 배현수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항암치료를 방해하는 나쁜 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하는 약물을 개발해 효과적인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게 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경희대학교 배현수·강성호 교수팀이 종양 성장을 돕는 M2형 대식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해 사멸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고형암에서 항암효능을 나타내는 펩타이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물질인 펩타이드로 만든 의약품은 체내 화합물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어 신약 개발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치료법으로, 특정 혈액암에 뛰어난 효능을 보이지만 폐암 등 고형암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형암 주위에서 면역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종양미세환경이 발달해 약물의 침투를 방해하기 때문이며 특히 종양미세환경 내 M2형 종양 관련 대식세포는 면역을 억제하고 암의 진행을 유도하는 핵심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연구팀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으면서 종양 크기는 줄여주는 자연계의 독성분 물질에 주목, 이 물질의 표적이 M2 대식세포임을 확인하고 그 결합 분자인 활성형 'CD18 단백질'을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특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독성분 물질의 독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분자구조를 재설계하고, M2 대식세포 내 활성형 CD18 단백질을 인식하는 펩타이드 신약 후보물질로 발전시켰다.

연구진은 "자연계의 독성분들이 펩타이드 형태로 면역세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이 중 인간에서 효능이 보고된 한 물질이 동물모델에서도 강력한 항암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후 특성분석 등 추가 연구를 통해 이 물질의 표적이 종양 내 존재하는 M2형 종양관련대식세포(TAM)이고 그 결합 분자가 활성화된 형태의 CD18이라는 것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된 펩타이드-약물 접합체(TB511)는 정상 대식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종양 내 M2 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함을 확인했다.
 
또 동물모델에 투여한 결과, 대장암·폐암·췌장암 등 고형암에서 종양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정상 면역세포를 손상시키지 않는 정밀 면역항암제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TB511은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임상1/2a상 승인를 받았고 연구팀은 올해부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암면역치료학술지(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4월호에 게재됐다.(논문명:Conformation-Sensitive Targeting of CD18 depletes M2-like Tumor-Associated Macrophages resulting in Inhibition of Solid Tumor Progression)

배현수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한 약물은 종양 내에서만 활성화된 CD18을 표적으로 M2형 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정밀한 타겟팅 기능을 갖고 있다"며 "향후 범용 면역항암제 개발과 정밀 면역치료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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