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흐름, 나쁘지 않다…'심리적 실수' 주의

【서울=뉴시스】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이세돌-구글 알파고 대국' 5국에 앞서 이세돌 9단이 대기실에 앉아 있다. 2016.03.15. (사진=구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진아 기자 = “이세돌 9단, 나쁘지 않은 형세다. 실리가 많고, 수습하는 것도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 느끼는 흐름에서는 흑이 나쁘지 않다.”

 세기의 대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5국이 15일 낮 1시부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기원은 이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마지막 대국을 홍익동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공개 해설 중이다. 해설자인 한종진 9단은 “지금은 누가 더 유리하다고 확언할 수 없다. 다만 흑의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왜냐하면 2국에서 이세돌이 이렇게 흐름을 좋게 이어가다가 졌다. 알파고가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결국 졌다. 큰 차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도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 같다.”

 3국 이후 이세돌과 함께 대국을 복기한 그는 “이세돌 9단이 2국을 가장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2국은 이길 기회가 있었던 것 같다. 바둑적 실수보다 심리적 실수가 있지 않았나. 1국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알파고가 어이없는 실수를 중간에 해서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특히 1국 때는 알파고를 앝잡아 봤다.”

 조심스레 이세돌의 승리도 점쳐볼 수 있다. 특히 알파고는 완벽하지 않은 프로그램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9단은 “알파고에서 인간미마저 느꼈다”고 표현했다. “인간이 만들어서 그런지 완벽하지 않은 거 같다. 인간적인 수도 많았던 것 같다. 상대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면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게 마련인데 알파고는 완벽하지 않은 것 같다. 이세돌이 알파고를 완벽하게 파악한 게 아닌가.”

【서울=뉴시스】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이세돌-구글 알파고 대국' 5국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를 대신해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인 아자 황 박사가 바둑돌을 놓고 있다. 2016.03.15. (사진=구글 제공)  [email protected]

 4국을 언급하면서 그는 알파고가 ‘꼬장’을 부렸다고 표현했다. “바둑판에는 ‘꼬장’이라는 표현이 있다. 곱게 패하지 않고 해볼 수 있는 것 다하고 진다는 의미다. 4국에서 지려고 세팅돼 있으면 그냥 던지면 되는데, 알파고가 해볼 수 있는 거 다해본 뒤 졌다고 느꼈다. 알파고는 최선을 다했다.”

 반면 이세돌이 완패라고 인정한 3국에서는 이세돌이 꼬장을 부렸다. 알파고가 1국보다 2국에서 더 좋은 바둑을 뒀다고 판단하는 그는 3국에 대해 “열 몇 수 지날 때 이미 이세돌이 힘들겠다고 봤다”고 회상했다.

 “언론에서는 이세돌스럽게 바둑을 짰다고 봤으나, 내 눈에는 나빴다. 갈수록 차이가 벌어졌다. 예전의 이세돌 9단이라면 돌을 던졌을 거 같았는데, 계속 둔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과거 이창호 9단과 둘 때 점심 먹기 전에 쑥 던졌다. 그때 한 마디 했다. ‘덤에 걸렸잖아’ 이길 데가 없다는 말이었다.”

 한편 이날 대국도 백을 잡는 기사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중국 룰을 따른다. 바둑은 흑이 먼저 두는데, 먼저 두는 쪽(흑)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둔 쪽(백)에 그 불리함을 보상해 주기 위해 이 같은 규칙이 만들어졌다. 중국 룰은 덤이 한국 룰(덤 6집반)보다 1집 많은 7집반으로, 백이 좀 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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