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운명의 날' 맞은 이재용 부회장…삼성 '노심초사'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16일 삼성 서초사옥은 분주함 속에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최악의 사태도 배제할 수는 없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한정석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이 부회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 부회장 구속수사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대치동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게 된다. 이후 특검팀과 함께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이동해 심문을 받는다. 심문이 끝나면 다시 특검 사무실 혹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예정이다.
지난달 18일에는 특검팀이 이 부회장을 특검 사무실에서 대기시킬 계획이었지만 법원은 대기 장소를 서울구치소로 결정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삼성 관계자는 "지난번에 구속영장이 기각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불구속 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기류도 있어 분위기가 무겁다"고 밝혔다.
오너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눈앞에 둔 삼성 입장으로서는 현재의 상황이 착잡하지만 최선을 다해 최악의 국면을 피한다는 입장이다.
1938년 삼성상회로 출발한 삼성그룹은 최근까지 여러 번 검찰수사에 휘말렸지만 창업주이자 초대 회장인 고(故) 이병철 전 회장부터 단 한 번도 오너 구속이라는 사태를 맞은 적은 없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증하듯 삼성 사장단은 전날 열린 수요사장단회의 참석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극도로 말을 아끼며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대다수의 사장들이 침묵을 유지한 가운데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최근 현안에 대한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고,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회의가)조용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지난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는 이 부회장에 430억원 대의 뇌물공여와 횡령, 국회 청문회 위증 등 3개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번에는 재산 국외 도피 및 범죄 수익 은닉 혐의를 추가했다.
하지만 삼성 측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받은 사실이 없고, 최씨 추가 우회지원이나 명마 블라디미르 구입 등에도 관련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삼성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장한 각오 속에 총력전에 임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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