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낀 목포신항에도 인파 가득 '세월호 육상 거치 염원'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6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 철망 앞에서 추모객들이 반잠수선에 선적돼 있는 세월호를 보려 하고 있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희미한 불빛만으로 세월호 위치를 가늠하고 있다. 2017.04.06. hgryu77@newsis.com
안개가 낀 이날 오후 전남 목포시 호남동 목포신항만 북문. 빼곡한 노란 리본이 휘날리는 울타리 밖에 모인 시민들의 눈길은 세월호를 향했다.
유모차를 끌던 40대 부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20대 연인, 백발의 80대 노인들은 울타리에 바짝 붙어 세월호를 사진으로 남겼다.
안개로 인해 세월호가 잘 보이지 않자 까치발을 들고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는 남자 아이도 눈에 띄었다.
현장수습본부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신항만 주차장에 내린 시민들도 미수습자 귀환을 바라는 노란 물결에 동참했다.
진상 규명 등을 바라는 글을 남긴 리본을 울타리에 매달았고, 한 부모는 사진만 찍던 7살 아들에게 "정부가 구조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학여행가던 형, 누나들과 국민이 희생됐다"고 설명해줬다.
"육상 거치 성공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눈물을 보였다.
304명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 앞에 선 이들은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을 돕는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는 자원봉사 부스 3개동을 마련하고, 모금 운동과 봉사 활동을 벌였다.
단체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환경 정리, 식료품 관리, 리본 제작·매달기, 가족들에게 엽서·생필품 전달하기 등을 맡고 있다.
인천에서 남편과 신항을 찾은 김주희(48·여)씨는 "육상 거치 성공 뒤 미수습자 9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전북 정읍에서 온 정영식(58)씨는 "세월호를 직접 보니 착잡하고, 구조 책임을 저버린 해경과 선원들에게 분노가 치민다"면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이경철(43)씨도 "녹슨 선체를 보니 씁쓸하다"며 "안전하게 육상 거치가 마무리되고, 미수습자 9명도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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