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계의 별이 졌다"…윤한덕 센터장 추모 잇따라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치러…10일 영결식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립중앙의료원 고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6시께 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 사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했다.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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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우리나라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앞장섰던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향해 의료계 안팎에서 추모가 잇따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7일 성명을 내고 "(윤 센터장이) 설 연휴 기간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노력하다 숨진 것"이라며 "응급의료계의 별이 졌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윤 센터장은 설 당일 전날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설 당일 고향에 가기로 했던 윤 센터장이 주말내내 연락이 닿지 않자 의료원을 찾은 그의 아내가 사무실에서 의식을 잃은 윤 센터장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1차 부검 결과는 '고도의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급성심장사'로 나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가족과 주말내내 연락이 되지 않아도 마치 일상인 것처럼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 아프다"며 "평소 윤 센터장이 얼마나 환자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진료하고 일에 몰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2001년부터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일해 온 윤 센터장은 2002년 중앙응급의료센터 개소와 함께 센터에 합류했다. 2003년 이란 지진과 2006년 스리랑카 쓰나미 등 의료지원사업에 참여하고 2006년부턴 당시 소방방재청과 함께 응급조사 업무지침을 수립하고 응급의료기관 질 평가 도입 등에 앞장섰다.
2012년 센터장이 되면서 2011년 시범 운항한 닥터헬기가 본격적으로 중증응급환자 이송 등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앞서 2005~2010년엔 응급의료 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전국 400여개 응급의료기관 대상 표준응급진료정보 수립체계로 한 해 데이터 1494만건(2016년 기준)을 제공하는 응급의료정보망(NEDIS) 구축·운영에도 앞장섰다.
응급의료기관평가와 응급의료이송정보망 사업, 전국 76개 중증응급질환 특성화 센터 구축, 응급의료종사자 전문화 교육, 국내외 재난의료지원 사업, 재난·응급의료 상황실,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설치 등 중앙응급의료센터 주요사업에 참여해왔다.
윤 센터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과 지난해 보건의 날 행사에서 각각 국무총리와 대통령 유공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윤 센터장이 몸담았던 국립중앙의료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센터장은 20년간 국내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해온 장본인"이라며 "국가적 손실"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대한응급의학회도 성명을 통해 "크나큰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과 생전에 함께 했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모든 선생님들과 고통을 함께하고자 한다"면서 "숭고한 뜻을 잇고 받들어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상의 응급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장은 자신이 쓴 책 '골든 아워'에서 윤 센터장을 따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 소장은 "임상의사로서 응급의료를 실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이 응급의료 전반에 대한 정책의 최후 보루라는 자의식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외상의료체계에 대해서도 설립 초기부터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본 윤한덕은 수많은 장애 요소에서 평정심을 잘 유지하여 나아갔고 관계(官界)에서의 출세에는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며 "정부 내에서 도움의 손길이 없었음에도 중앙응급의료센터를 묵묵히 이끌어왔다"고 높게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페이스북 등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님의 순직을 추모한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버지, 자식을 잃은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에도 고인에게는 자신과 가족보다 응급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먼저였다. 사무실 한편에 오도카니 남은 주인 잃은 남루한 간이침대가 우리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며 "숭고한 정신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립중앙의료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할 계획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장례절차를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진행한다. 조문은 7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며 발인 및 영결식은 10일 오전 9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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