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육적" vs "체육만 역차별"…체육특기자제도 갑론을박
"체육특기자 때문에 학생들 학업 등한시" 폐지론 솔솔
"미술·음악은 놔두고 왜 체육만 문제삼나" 반대 의견도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한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5.03. [email protected]
서울시교육청은 3일 오후 국회에서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한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현재 체육특기자 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실질적 대안을 찾아 학생선수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 대학들은 체육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기자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력 유지를 위해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하고 있지만 체육을 통한 성과가 평가의 주된 요소다.
이날 발제를 맡은 목운중학교 허창혁 교사는 "최저학력기준이 사실상 무의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일부에서는 회피수단마저 제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 교사는 체육특기자 제도의 폐지를 강조했다. 운동만으로 대학을 갈 수 있다보니 학생들이 학업을 등한시하고, 대입 과정에서 불법 스카우트가 만연하다는 이유에서다. 학업을 외면한 채 운동만 하는 선수들이 운동을 그만뒀을 경우 대안이 없다는 점도 주장했다. 체육특기자 제도가 일부 인기있는 종목에 한정되다보니 종목간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짚었다.
허 교사는 "반복되는 입시부정과 학생선수의 감소로 인해 더 이상 제도 유지의 명분도, 제도 유지로 인한 실리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서 학교체육 활성화는 진학을 위한 체육특기자 제도를 폐지하고 학교운동부를 학교스포츠클럽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부초 한동현 교사는 "학생선수들의 꿈과 목표를 빼앗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지도자들의 생존권마저 빼앗는 행위가 아닌지 한 번쯤 살펴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술이나 음악, 수학, 과학 등 다른 분야는 놔두고 왜 유독 체육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의 특기자 제도, 엘리트체육을 폐지하라는 것인가"라며 타 분야와 비교했을 때 평등권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체육계에서 발생하는 비리는 정부나 국회,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어느 한 곳에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데 체육계에 종사하는 지도자와 학생선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한 교사는 "학교체육 안에서 발생하는 비리에 대해서는 법적조치를 강화하고 엘리트체육과 일반체육의 상생방안을 모색한다면 학교체육의 정상화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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