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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맘 절반, 출산휴가 등으로 인한 부당대우 '그냥 감수'

등록 2019.09.30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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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성동·중랑구 직장맘 대상 실태조사 결과

직장맘, 일·생활균형 위해 제도개선 우선꼽아

【서울=뉴시스】서울동북권 직장맘 실태조사 토론회 포스터. 2019.09.30.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서울동북권 직장맘 실태조사 토론회 포스터. 2019.09.30.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직장맘의 절반이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과 관련해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개인이 감내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나 출산, 양육 등으로 고용중단을 경험한 직장맘도 여전히 절반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과 생활 균형을 위한 각종 제도와 지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장체감도는 그만큼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센터장 김지희)가 동부권역 중 광진·성동·중랑구에 살거나 일하고 있는 직장맘 474명을 대상으로 일·생활균형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를 30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설문조사(468명)와 심층인터뷰(6명)로 이뤄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와 관련해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응답자의 44.8%는 '그냥 감수한다'고 답변했다. 제도나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요구해결하기 보다는 개인이 감내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모성보호 관련 부당대우 경험은 '출산휴가로 인한 인사 상 불이익'이 1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육아휴직 복직 후 업무배제 불이익(15.1%) ▲육아휴직 신청 및 이용(14.2%) ▲돌봄휴가 신청(9.8%) ▲(배우자)출산 전후 휴가이용(9.3%)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나 출산, 양육으로 고용중단을 경험한 이는 56.4%로 조사됐다. 여성들의 평균 고용중단기간은 2년 2개월, 직장맘의 평일 여가시간은 약 1시간 30분, 돌봄 및 가사노동시간은 배우자보다 3배 정도 길게 나타났다. 여전히 돌봄과 가사노동의 부담은 여성이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조사과정에서 심층인터뷰에 참여한 김모 씨는 "퇴근 후 집에 가면 쉬는 게 아니라 제2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느낌이다. 집에 돌아와서 음식을 직접 해서 먹이고 씻기고 설거지하고 앉으면 9시~9시 30분"이라며 "그 뒤에는 책 읽어주고 재워야 한다. 재우다 같이 잠들어 새벽 1시에 일어나 씻고 자는 게 일상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응답자들은 일·생활 균형이 어려운 이유로 직장일로 여가나 자기개발의 어려움(63점), 퇴근 후 피로감 때문에 가사나 돌봄하기 어렵다(57.9점)고 꼽았다.

급할 때 돌봄을 의논할 곳을 묻는 질문에는 28.8%가 '없다'고 답변했다. 지인(24.2%)이나 친인척(37%)이 뒤를 이었다.

직장맘의 일·생활균형 지원을 위해 설립한 직장맘지원센터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제도개선과 정책사업이 78.4%, 건강지원이 77.2%, 사업장인식개선이 77%로 파악됐다.

센터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하는 토론회를 다음달 2일 오후 3시 동부여성발전센터 2층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토론회에서는 서울시 동부권역 중 성동·광진·중랑 3구에 대한 산업, 노동시장, 인구학적 특성을 설명한다.

발제자인 황은정 이화리더십개발원 연구위원이 '동부권직장맘 일·생활균형 실태조사 연구결과와 그 시사점'을 발표한다. 서울노동권익센터 김재민 연구위원,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 실태조사(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직장맘이 각각 토론자로 나선다.

김지희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 센터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서 직장맘의 고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직장맘의 노동권 강화와 모성보호제도의 효율적 실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센터의 역할을 더욱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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