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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가속기 유치전 `기울어진 운동장'…평가 `불공정'·균형발전 `외면'(종합)

등록 2020.05.08 14: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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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2021년 중이온 가속기 들어서는데 또...호남은 0"

`보이지 않는 손' 논란도, 호남민 염원 정부 치유책 마련을

뒤늦게 뛰어든 전남 `선전'…국가프로젝트 선제 대응필요

[서울=뉴시스]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최종 설치 부지로 충북 청주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최종 설치 부지로 충북 청주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무안=뉴시스] 배상현 기자 = 1조원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교정 보다는 심화쪽으로 결론이 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정지역을 염두해 둔 듯한 평가지표를 시작으로 방사광가속기의 분산배치로 국가균형발전과 안전성을 확보하자는 목소리는 묻혔다.

 이번 결과는 수도권과 근접한 충청권의 `비대화'에 반해,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신성장 날개를 달지 못한 호남 낙후성의 고착화가 우려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충청북도 청주시는 지리적 여건, 발전가능성 분야 등에서 타 지역 대비 우수한 평가를 받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최적의 부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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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충북 청주 오창으로 결론이 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은 초반부터 불공정 논란에 휘말렸다.

 특정지역에 유리하게 보이는 평가지표부터 논란이었다. 일각에서는 `짜여진 각본대로 평가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평가 배점 100점 만점에서 50점이 부여된 입지조건 분야의 경우 ▲시설 접근성 ▲현 자원 활용성 ▲배후도시 정주 여건(인구 등) 등 위치·접근성 위주로 짜이면서 사실상 수도권이 가까운 충청권에 유리한 기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호남지역은 그동안 국가발전계획에 소외돼 연구자원과 접근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데, 그 열악성을 들어 배점에서 소외시킨다는 논리는 약자에 대한 폭력"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은 바뀌지 않았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충북 청주시 오창은 표고차가 큰 산악지역으로 부지 정지에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고 지반의 불균형 침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면서 "평가항목과 기준의 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기관시설의 위험대비 분산배치도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영남권에 소재한 포항공대가 총2기(3세대 원형, 4세대 선형)의 방사광가속기를 운영 중이며, 경주는 양성자가속기, 대전은 중이온가속기, 부산은 중입자 가속기를 운영 중인 반면, 호남권은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충청권인 대전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1조4875억원을 투입해 중이온가속기를 가설중이어서 특정지역에 과다한 배정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국정목표인 국가균형발전 분야의 비중도 미미한 수준이었으며 부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서면과 발표평가로 평가를 끝내고 현장확인은 하자 유무만을 확인하는 등 현장평가 결과가 점수에 반영되지 않아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평가가 이뤄졌다"면서 세부적인 평가결과 공개와 재심사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일본과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역시 국가균형발전과 재해 위험에 대비해 방사광가속기가 분산 배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청권의 `공룡화'에 비춰 호남의 박탈감은 심각하다.  실제 충청권은 세종 행복도시 건설에 2030년까지 민자포함해 100조원이 투입되고 충북오송 의료행정타운 조성 및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대전 신동 중이온가속기 포함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등에 수조원이 들어갔다.

 이번 결정과정에서 과학계 테크노크라트 세력의 수도권 중심사고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대전 이남에는 대규모 연구시설 등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의미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충북 청주 오성으로 간 것은 문재인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인 국가균형발전 의지가 미약해 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는 2022년 실시될 대통령선거와 6월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표를 잡기 위한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호남민의 박탈감에 따른 파장도 예상된다. 

 호남인구는 계속 줄고, 첨단연구시설 역시 수도권·충청권·영남권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이번 유치 실패로 호남민이 보여준 염원을 어떻게 추스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방사광가속기 호남 유치를 위해 범국민서명에 230만명이나 참여했으며 청와대 청원 역시 1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이 동의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지난 21대 총선에서 호남 28석 중 친여 무소속 1석을 빼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몰표를 몰아준 호남민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의 치유책이 요구되고 있다. 

 충청에 비해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호남이 마지막 결선까지 올랐다는 자체만으로도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계기로 소재ㆍ부품 국산화를 돕기 위해 방사광가속기 구축 계획을 발표했고 이 과정에서 충청지역에서 방사광가속기 추가 건설 기획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따라 전남도는 앞으로  새로운 대형 국가 프로젝트에 대해 선제적 발굴 및 대응,지역 정치권과의 공조 등은 과제로 남게 됐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유치전 초기부터 평가지표 등에 납득하지 못할 부분이 많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시작돼 결국은 예상대로 결과가 나온 것같다"면서 "호남이 똘똥뭉쳐 국책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 자체가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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