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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거래 제로…금융당국, 계륵된 '돈육선물시장'에 골머리

등록 2020.05.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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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폐지 논의했으나 여전히 고민 중

양돈업계 위한 정책이란 점에서 독단 결정도 어려워

6년째 거래 제로…금융당국, 계륵된 '돈육선물시장'에 골머리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돈육선물시장이 6년이 넘게 1건도 체결되지 않으며 금융당국의 계륵으로 전락했다. 시장 폐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으나 축산시장이 연결돼 있어 금융당국이 독단적인 결단을 내리기 어려워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돈육선물시장은 지난 2013년 6월25일 이후 현재까지 단 1건의 거래도 체결되지 않고 있다.

돈육선물이란, 돼지고기 가격의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파생상품이다. 현재 거래가격에 약간의 비용을 더한 값으로 선물계약을 매수해 놓으면 6개월 또는 1년 후에 돼지고기 가격이 변했더라도 계약한 수만큼 매수했던 가격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구제역 등 갑작스러운 사태로 돈육 가격이 급등락하는 변동 위험으로부터 양돈농가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개장 초기에는 흥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해였던 지난 2008년에는 총 1만6258건의 거래와 하루 평균 6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고, 2009년 1만3485건, 2010년 1만3943건의 거래가 나오면서 시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후 다음해엔 2011년에 거래가 5981건으로 뚝 떨어졌고, 2012년에는 달랑 11건만 거래되면서 불황이 시작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기본예탁금 최소액수를 2013년 50만원으로 인하했으나, 그 해 6월25일까지 연간 68건의 계약이 체결된 후 현재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약 6년의 시간동안 거래 체결이 이뤄지지 않자, 시장을 관리하는 거래소는 폐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와 실무자간의 만남에서 현실적으로 시장을 활성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할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입장에선 선뜻 시장 폐지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돈육선물시장의 취지가 양돈농가 보호였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만을 고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애초에 시장을 만들 때 농림축산부와 양돈업계와 논의가 이뤄졌고, 의견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순전히 금융 쪽에서 독단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며 "조금 더 추이를 지켜고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보다 더 급한 금융안건들이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휴점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곳곳에서 금융리스크가 나타났고, 국제유가로 인한 레버리지 괴리율 현상도 나타난 영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가 없어 사실상 폐지와 유사한 수준이나 완전 폐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또 현재 상장지수상품(ETP) 문제가 더 커 우선순위가 밀려있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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