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조국·윤미향·박원순…정부 위선·부도덕 열거도 숨차"(종합)
통합당 원내대표 21대 국회 첫 교섭단체대표 연설
부동산정책, 의회독재, 성추행 논란, 인국공 사태 등
여론 들끓는 사안으로 '십자포화'…수적 열세 극복
성추행 의혹규명 특위 구성·秋탄핵소추 동참 요구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7.21. [email protected]
주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정치, 외교 안보, 경제 등 11개 분야에 걸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통합당의 대안도 제시했다. 전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협치'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협치를 하자고 주문했다.
이날 연설은 ▲부동산 실정 ▲고 박원순 시장 성추행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 등 정부 여당에 부정적 여론이 높은 사안들에 집중됐다. 여론으로 원내 수적열세를 극복, 거여(巨與)에 맞서기 위한 선택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을 "도덕적으로 파탄 난 전체주의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자 문책 및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조국 전 장관 일가의 부정,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대표의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관리 실태,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드러난 불공정과 기회 박탈, 김경수·은수미·이재명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봐주기 판결 등 이루 열거하기도 숨이 찰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이 정권의 위선에 큰 배신감을 느끼고 들통 나도 당당한 몰염치에 분노하고 있다"며 "국민 한 분 한 분이 독재정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맞서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당을 향해 "대통령 권력을 추종하는 것을 넘어 의회 권력마저도 완전 장악하고 입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일방 독주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문재인-민주당 정권의 폭정을 막아낼 힘은 결국 국민 밖에 없다"고 거듭 여론에 호소했다.
주 원내대표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대실패'로 평가하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과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내 집 한채 장만이 평생 꿈인 서민들은 집값이 급등하고 대출은 막아놓으니 '이생집망'(이번 생에서 집 사기는 망했다)이라고 절규하고 있다"면서 "집값 폭등에도 무엇이 잘못됐는지조차 모르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경제팀을 하루 속히 경질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과 관련해서는 "고소내용도 경악스러웠지만 사과도 설명도 없는 갑작스러운 죽음도 충격"이라면서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7.21. [email protected]
이어 외교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지난 3년간 이 정권은 평화 프로세스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온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지만 돌아온건 조롱과 모멸이었다"면서 "정책이 실패하면 정책을 바꾸어야 하는데 이번 통일·안보 라인 인사를 보면 실패한 정책을 더 강화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를 겨냥해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결정할 글로벌 정보전쟁을 수행하는 최고의 국가안전보장 기관장에 어떻게 전문성도 없으며 대북불법송금으로 징역형을 살았던 인사를 국가정보원장에 지명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권력실세인 조국 전 장관, 울산시장 선거공작 등의 수사를 이어가자 여권은 나쁜 검사로 만들어 쫓아내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양식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로 법치주의를 지키는데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주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대통령 취임사 중에 유일하게 지켜진 것이라고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뿐이라고 국민들은 냉소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지난 3년, 그 위선을 모두 벗겨 내고 이제 저희가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의 연설 내내 박수로 호응했다. 박수는 37번 쏟아졌다. 일부 통합당 의원들은 "맞습니다!" "옳소"를 외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팔짱을 끼거나 휴대전화를 보는 등 무대응으로 야당 대표의 고언(苦言)을 외면했다. 정청래·양향자 민주당 의원은 연설이 끝나자 박수를 치기도 했다.
연설을 마친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정권의 위선과 민주주의 파괴에 대해 그 심각성을 최대한 전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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