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 혐의 가수 승리 '주요 혐의 모두 부인'
"성접대 동기 없다", "유인석이 단독으로 한 일"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성매매 알선 및 상습 도박 혐의로 두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승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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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가수 승리(30·본명 이승현)가 16일 첫 재판에서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대령 황민제)은 이날 오전 10시 승리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승리는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성매매알선등·성매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횡령 등 8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승리 측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일부 혐의를 제외한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승리 측은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성매매 알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유리홀딩스를 공동 운영했던 유인석(35)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게 책임을 넘겼다.
유씨는 서울중앙지법에서 받는 같은 혐의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상태다.
승리 측은 "성접대를 할 동기 자체가 없고, 유씨의 성매매 알선에 관여한 적 없다"며 "여성을 요청하거나 대금 지급 등에 피고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유씨가 단독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공소장에 성명불상자로 기재된 홍콩인 관련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는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해당 남성이 누군지 짐작도 할 수 없다. 누군지 짐작도 못 하는 사람에 대해 성매매를 알선할 동기를 찾을 수 없으며, 성매매에 관여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변호인은 승리가 성매매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해당 여성과 성관계를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유씨가 보낸 해당 여성을 단순히 자신과 만나보고 싶어 하는 여성으로 생각했다"며 성매매의 고의가 없었다고 변론했다.
대상이 특정되지 않은 성매매 혐의에 대해서도 "누군지 모르는데 성관계를 했다고 어떻게 가정하냐"며 공소제기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승리 측은 해외에서 도박을 한건 맞지만, 도박 액수뿐 아니라 시간·횟수·동기 등을 고려했을 때 상습성은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라스베이거스에 1년에 1~2차례 방문했을 뿐이고, 방문 목적도 도박이 아니라 다른 일정 때문"이라며 "실제로 도박 횟수가 많지 않다"며 상습도박 혐의를 부인했다.
그 밖에 횡령 관련 혐의 관련해서도 승리 측은 "피고인이 얻은 이익이 없고, 횡령할 동기가 없다"며 부인했다.
또 무허가 유흥주점을 운영한 혐의도 "직접 철저하게 관리하지는 못했지만, 담당자로부터 시정 명령 뒤 조치해 영업했다고 보고 받았다. 이후로도 단속에 적발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군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무표정으로 있었던 승리는 조치된 부분을 직접 확인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모두 철거된 것으로 안다. 저는 연예인 생활로 해외에 주로 있어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라고 적극적으로 나서 자신을 변론했다.
승리 측은 이처럼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한 반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또 연예인 정준영 등이 있는 단체 카톡방에 여성의 사진을 보낸 혐의도 "피고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니라 유흥주점에서 전송받은 사진을 친구들이 있는 단체 카톡방에 보낸 것"이라며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했다.
승리는 유리홀딩스 공동대표인 유인석과 공모해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대만·일본·홍콩인 일행 등을 상대로 수차례 성매매를 알선하고, 자신의 집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재 카지노에서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8차례에 걸쳐 개인 돈으로 한화 22억원 상당의 상습도박을 하고, 신고하지 않은 채 11억7000만원 상당의 외국환 거래를 한 혐의도 있다.
또 연예인 정준영 등 5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나체로 엎드려 있는 여성들의 사진을 보낸 혐의도 받는다.
그 밖에도 일반음식점에 DJ박스 등 특수시설을 설치해 무허가 유흥주점을 운영한 혐의, 회사 자금으로 직원들의 변호사 비용을 댄 혐의, 클럽 버닝썬 공동대표 이성현(47)씨·유인석씨와 공모해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당초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에 배당됐지만, 승리가 군에 입대하면서 제5군단사령부 보통군사법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제5군단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으로 관할 이전을 신청해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이 재판을 맡게 됐다.
한편 승리는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1차례씩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지만,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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