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미룬 반쪽짜리 LH혁신안…"핵심 빠져 아쉬워"
정부, 투기사태 3개월 만에…LH 혁신방안 발표
전문가들, 조직슬림화·내부통제강화 긍정 평가
조직 개편안 빠져 김새...정부 "8월 확정 목표"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윤창렬 국무조정실 2차장,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LH혁신방안에 대한 대국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정부가 7일 내놓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내부 통제장치를 구축하는 등의 기본적인 방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핵심인 조직개편안이 빠졌다는 데 아쉬움을 표했다.
국토부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LH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LH 직원들의 땅 투기의혹이 불거진 지 약 3개월 만이다.
LH의 신도시 조사기능을 국토부로 이관하고, 인력의 20% 이상을 감축하는 등의 내용이 주요 골자다. 직원들의 투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강력한 내부통제 장치도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조직개편안은 이날 방안에서 빠졌다. 조직개편이 주거복지, 주택공급 등 주민의 주거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인 만큼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주거복지 부문은 모회사로, 개발사업 부문인 토지·주택은 자회사로 두는 지주사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안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근본적 해결책이 아닐 뿐더러 수익을 내는 자회사를 모회사가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공공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가장 중요한 조직개편안을 빼고 혁신안을 발표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부가 내세우는 지주사 체제는 행정의 비효율만 초래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개편안에는 ▲공공택지 입지조사권한 회수 ▲민간·지자체 이양 ▲20% 이상 인력 감축 ▲재산등록대상 확대 ▲실수요 목적 외 토지 취득 금지 ▲사업지구 토지 조사 ▲전관예우 근절 ▲준법감시관제 도입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태의 원인이 된 공공택지입지조사 업무를 국토부로 회수해 계획업무는 국토부가 직접 수행, 정보관리를 철저히 한다. 지역수요에 맞게 추진될 필요가 있는 도시·지역개발, 경제자유구역사업, 새뜰마을사업 등은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한다. 기능 조정에 따라 1단계로 약 1000명의 직원을 줄이고, 전체 인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지방도시공사 업무와 중복 우려가 있는 지방조직이 대해서도 정밀진단을 거쳐 1000명 이상의 인원을 추가 감축하기로 했다.
[진주=뉴시스] LH 깃발. *재판매 및 DB 금지
혁신안에서 제시한 내부 통제장치들이 엄격한 수준이긴 하지만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은폐·무마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 명시 ▲LH 기능의 타 기관 이관시, 동일하게 처벌규정 등을 적용 ▲더욱 강력한 불법 투기거래 신고자 포상제도 등을 제안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관계자들이 일탈행위를 덮으려고 들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며 "처벌규정이 명시돼야만 일탈행위가 공론화되고 적합한 처리가 가능해 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LH 내부는 물론 기능을 이관 받은 타 기관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공익신고자들의 신상이 노출될 경우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규정도 사전에 명시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8월까지 조직개편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합동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최대한 빨리 거쳐 가능하면 8월까지 개편안을 확정하고, 필요한 법령 개정안 혹은 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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