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부터 2금융권 충당금 강화…'마통' 뚫기 어려워질듯

은행·보험과 동일한 신용환산율 40% 적용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금융당국이 내년 7월부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마이너스 통장' 등 한도성 여신에도 충당금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 마이너스 통장 미사용 금액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의무화해 제2금융권의 건전성을 높이고, 2금융권으로 대출이 옮겨가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29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 중 '제2금융권 한도성 여신 미사용 잔액, 지급보증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방안' 도입을 위해 오는 10월7일까지 상호저축은행업·여신전문금융업·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한 규정변경을 예고한다고 밝혔다.

한도성 여신이란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자금을 빼고 쓰는 대출로, 마이너스 통장이 대표적이다. 현재 은행이나 보험업권은 한도성 여신의 미사용 금액과 지급보증에 대해서도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지만, 제2금융권은 적용되지 않았다. 때문에 제2금융권의 충당금이 과소적립 되고 자본비율은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제2금융권 중 신용카드사의 신용판매, 카드대출 미사용 한도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토록 돼 있지만, 비회원 신용대출 등 기타 한도성 여신 미사용 잔액과 비카드사의 한도성 여신 미사용 잔액에 대해서는 적립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저축은행, 상호금융의 한도성 여신 미사용 잔액도 적립 규정이 없다.대손충당금이 적립되지 않은 한도성 여신 미사용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총 57조2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저축은행 5조4000억원, 여전사 12조3000억원, 상호금융 39조6000억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2금융권의 '마이너스 통장' 등 한도성 여신의 미사용 잔액에 대해서도 일정비율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신용환산율은 은행, 보험과 동일하게 단계적으로 40%까지 적용받게 된다. 쉽게 말해 그간 마통을 개설했더라도 실제 대출이 실행되지 않으면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아도 됐지만, 내년 7월부터는 마통이 개설되기만 해도 은행·보험과 동일한 비율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앞으로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가 더욱 강화, 제2금융권에서 마통을 뚫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은 내년 20%에서 2023년 40%를 적용받게 된다. 여전사의 경우 신용카드는 신용판매·카드대출이 2023년 40%, 기타 한도성 여신과 비카드 한도성 여신은 내년 20%에서 2023년 40%가 적용된다. 상호금융은 급격한 건전성 지표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내년 20%에서 2023년 30%, 2024년 40% 등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용환산율 40% 적용시 업권별로 충당금 적립액은 590억~1583억원 증가하고, 자본비율은 0.21~0.4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여전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외 지급보증에 대해서도 대손충당금 적립의무가 부과된다. 여전사의 경우 부동산PF 채무보증에만 대손충당금 적립 규정이 있고, 부동산PF 이외 지급보증에는 관련 규제가 없었다. 지급보증의 신용환산율은 100%다.

금융위는 "입법예고와 관계부처 협의, 규개위·금융위 의결 등을 거쳐 올해까지 개정을 완료해 내년 7월부터 시행하겠다"며 "또 감독규정 변경 일정에 따라 한도성 여신 미사용 잔액, 지급보증을 자본비율에 반영하는 감독규정시행세칙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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