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 속 요양병원 나와 배회 치매 노인, 가족 품으로
실종 경보 발송 통해 하루만에 발견…옛날 살던 집 근처 배회
[광주=뉴시스] 광주 서부경찰서 전경. 2019.01.23 (사진=뉴시스 DB)[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입원 중이던 요양병원에서 나와 추운 날씨 속을 배회하던 치매 노인이 경찰의 발빠른 대응으로 하루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17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모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A(74·여)씨가 실종됐다는 가족의 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30분께 환각·환청과 함께 치매 증상이 있는 A씨는 잠시 열려 있던 도어락 문을 열고 병원 밖을 유유히 빠져 나갔다.
경찰은 1차 수색 성과가 마땅치 않았고, 올해 첫 한파 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점 등을 고려해 공개 수색으로 전환했다.
실종 당일 저녁 라디오방송사에 실종 관련 방송을 요청하고, 이듬날인 16일 오전 9시엔 실종 경보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문자메시지에는 실종자 성명·나이·키·몸무게 등 기본정보가 담겼다. 인터넷 도메인 주소 링크를 통해 실종자 사진·인상 착의 등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실종 경보 문자메시지 발송 4시간여가 지난 전날 오후 1시께 경찰은 '광주 서구 쌍촌동 한 아파트에서 문자메시지 속 A씨와 비슷한 옷차림의 사람을 발견했다'는 주민 제보를 받았다.
곧바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과거 자신이 살던 아파트 단지를 무의식 중에 찾아간 것으로 추정됐다.
발견 당시 가벼운 저체온 증상은 있었으나 대체로 건강 상태가 양호해 A씨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고 밤사이 비까지 내렸다. 자칫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큰 일 날 뻔 했다"며 "실종 경보 문자메시지를 지나치지 않고 제보를 준 시민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지난 6월9일부터 시행 중인 '실종경보'는 18세 미만 아동,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 환자 등이 실종될 경우, 시민 제보 확보를 위해 재난 문자메시지 방식으로 인적사항 등 관련 정보를 송출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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