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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내부총질’에 이준석 '양두구육' 응수…'동정 여론' 노리나

등록 2022.07.27 17:40:21수정 2022.07.27 17: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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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尹대통령 의중 확인하고 적극 대응으로 전환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텔레그램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다. 이 문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권 원내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텔레그램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다. 이 문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권 원내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지율 기자 =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고 침묵을 이어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겨냥해 '양두구육'이라고 직격하며 동정 여론 확산을 노리는 모양새다.

울릉도에 체류 중인 이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며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했다.

여의도 정치권을 '그 섬'이라고 지칭하며 사실상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공개 저격한 것이다. 그간 '윤핵관'들과의 공개 설전에도 '윤심(尹心)'을 언급하며 대통령과의 불화설엔 선을 긋던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의중을 확인하고 응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날 오후 국회 사진기자단은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 중이던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던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을 포착했다.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 속 메시지에는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이 대표의 징계를 둘러싸고 윤 대통령의 의중이 확인된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해당 문자가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의미한 게 아니라며 "이준석 대표도 특별히 오해는 하지 않으시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부정적인 뜻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는 부연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즉각 해당 발언을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언론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태도를 담은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 각을 세우자 그와 가까운 당내 인사들도 측면 지원에 나섰다.

당 중앙청년위원장인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싫어하셨다는 소문이 원치 않는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서 정말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옳은 소리 낸 것을 갖고 내부총질이라고 인식하셨다는 것에서 매우 아쉬웠다"며 "대통령께서 한정된 정보로 인해 잘못된 판단이나 인식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준석 키즈'로 불리던 박민영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쓴소리, 그로 인한 성장통을 어찌 내부 총질이라 단순화할 수 있나"라고 적었다.

박 대변인은 "'허무하게 죽지 말라'는 무수한 만류에도 저는 할 말을 해야겠다"며 "이 또한 당정을 해치는 내부 총질이며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라 여기신다면 저 역시 이만 물러나겠다. 이제, 조금 지친다"고 한탄했다.
 
이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 국면에서 촉발됐던 당 내홍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이 대표는 여론을 살피며 향후 행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는 이제 전면전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 이 대표가 대통령실과 수시로 연락한다면서 윤 대통령의 의중을 강조했는데 (윤 대통령과) 권 대행과의 문자가 공개되면서 그게 사실이 아닌 것처럼 비춰지는 상황이 초래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 대표의 힘은 대통령으로부터 나오는데 이 문자 공개로 인해 당대표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며 "이제 이 대표와 친윤 그룹과의 일전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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