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명횡사' 논란에 이재명 불출마론 대두…조정식·김병기도
비명계, 불공정 공천 책임론 제기…이재명 "공천 결과 수용하라"
공천 국면 갈등 수습에 친명계 희생 지적도…"본인이 결단해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2.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천 논란에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비명계들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지도부가 불공정 공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를 비롯해 공천 심사에 관여한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4월 총선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하위 20% 평가에 반발한 박용진·김한정 의원의 재심 신청을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하루 만에 기각한 데 이어 이 대표가 공천 결과를 수용하라고 요구하자 비명계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를 비롯한 조 사무총장, 김 수석사무부총장 등 지도부가 이번 공천 논란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납득할 수 없는 공천을 해놓고 결과를 수용하라는 이 대표를 보면서 절망감을 느낀다.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연이어 발생한 공천 논란에 대한 책임있는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농성 중인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실무 책임 맡은 조정식 등이 과감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친문계 전해철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대 총선결과를 보더라도 공천이 잘못되거나 또 공천과정이 국민에게 납득할 수 없을 때는 총선 결과가 굉장히 안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1차적인 책임은 현 지도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비명계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친명계의 불출마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도부의 희생 없이는 공천 국면에서 발생한 계파 갈등이 수습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다만, 이 대표는 총선 불출마설이 제기될 때 마다 거듭 부인해왔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이 대표가 불출마하는 건 계양을 지역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완주하실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 사무총장과 김 수석사무부총장은 단수 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조 사무총장의 지역구 시흥을 출마를 선언했던 김윤식 전 시흥시장, 김 수석사무부총장 지역구인 서울 동작갑 출마를 발표한 전병헌 전 의원 등 대부분 유력 후보들은 검증위 과정에서 컷오프됐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총선 전부터 사무총장을 비롯한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하지 않았느냐"며 "불출마는 본인이 결단해야지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현역 이름을 뺀 여론조사와 비명계가 대거 포함된 현역 의원 평가 등 이른바 사천 논란을 거듭 부인하면서 공천 탈락자에게 결과 수용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인적으로도 당의 입장에서도 현실적으로 모두 함께 갈 수 없어 안타깝다"며 "과정을 거쳐서 결국 선수는 한 명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자질과 역량을 갖춘 훌륭한 분들이고 개인적인 판단으로 도저히 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일 것"이라면서도 "판단 기준은 국민 눈높이고, 판단 절차와 주체가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현역 이름을 뺀 여론조사 논란과 현역 의원 하위 20% 대상자에 비명계가 대거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사퇴론에 대해 "툭하면 사퇴하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365일 대표가 바뀔 것"이라며 일축했다.
비명계 현역 이름을 뺀 여론조사에 대해 "특정 지역에선 어떤 인물 선호도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조사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며 "일상적으로 해오던 정당 내의 조사 업무인데 그걸 과도하게 예민하게 생각해주지 않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위 평가 논란에 대해 "민주당 의원 분들은 충분히 역량이 있고 성실히 업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평가위원 입장에서는 불가피하게 점수를 매겨야 하고 등수를 가려야 한다"며 "심사위원 의견도 있지만 동료 의원 평가에서 거의 0점을 맞은 분도 있다. 짐작할 수 있는 분일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비명계가 이번 공천 과정을 이 대표의 사천, 불공정 공천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해명이나 사과 메시지는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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