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이종섭 귀국에 "이젠 공수처 시간" 역공…당내 '이 사퇴론'도
한동훈 "중요한 선거 앞두고 시끄럽게 언론 플레이"
정진석 "공수처, 제 역할 한다는 국민 얼마나 되겠나"
안철수 "만시지탄…이종섭 스스로 결단하는 것도 가능"
[대구=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간담회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총선 전 조기 귀국하면서 여당이 역공에 나섰다. 당 지도부 요구로 이 대사의 귀국을 끌어냈고, 이제는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로 공을 넘겼지만, 당내에서는 민심을 돌리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는 이 대사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공수처의 지지부진한 수사로 이 대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공수처가 문재인 정권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을 고리로 압박에 나선 것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요구로 이 대사가 귀국했으니, 공수처가 빠르게 수사를 진행하지 않으면 야권이 이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논리다.
한 위원장은 전날 대구에서 "이제 답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지, 정부와 국민의힘이 해야 될 건 아니다"라며 "아직 (조사)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이건 공수처와 민주당이 총선 앞두고 정치질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를 겨냥해서는 "검사를 오래 했지만 중요한 선거 앞두고 이렇게 시끄럽게 언론 플레이하고 직접 입장문까지 내는 수사기관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준비가 되고 다 기소할 상황이 됐다면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준비가 안 됐다고 하지 않나"라며 "이제 답은 공수처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도 같은 날 논평에서 "공수처 고발 후 7개월여를 끌어놓고서도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그저 공수처의 무능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 단장은 "민주당은 줄곧 즉시 귀국을 외쳐왔고, 공수처는 정치적 논쟁 이슈에 스스로 몸을 던졌다"며 "이 대사가 귀국했다. 민주당과 공수처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공수처를 향한 강도 높은 발언들이 이어졌다.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수처가 민주당이 엉터리로 만들어낸 '형사 피의자 해외 도피' 프레임을 이 대사에게 계속 덮어씌우는 데 동조하지 않기 바란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공수처가 지금까지 보여준 수사 능력은 처참하다"며 "고위공직자 비리를 전담 수사하는 국가 사정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국민들의 뇌리에 남을 수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서는 이 대사의 자진 사퇴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주로 험지에 출마하는 의원들이 중심이다. 그만큼 이 해당 지역 민심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김태호 의원(경남 양산을)도 페이스북에 "이 대사는 즉시 사퇴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철저하게 수사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 대사의 귀국이 여론 무마책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시발점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계급장 떼고 수사받는 게 국민 눈높이"라고 했다.
당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 의원(경기 분당갑)은 전날 한 라디오에서 "이 대사가 거취 문제를 고민한다면 스스로 결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 대사 귀국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자진사퇴를 놓고 "한마디로 만시지탄"이라며 "일이 생기자마자 조치해야 했다. 조치가 늦어지면서 오히려 민심의 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 수도권 후보는 "직접 선거를 뛰는 입장에서는 2주 전과 비교해 확실히 상황이 좋지 않아졌다는 것을 느낀다"며 "단순히 귀국만으로 국민들을 설득하기는 부족하고, 대통령실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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