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채상병 특검법 받아들이면 직무유기돼…수사 기다려야"
정무수석 "입법폭거…대통령이 받기 어려울것"
"'다 특검하자'고 법 고치든지, 법 초월은 안돼"
"박정훈 대령, 법 취지 거부…수사하면 안됐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2024.04.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대통령실은 3일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채 상병 특검법)' 국회 통과에 대해 "(수사) 절차가 끝나는 것을 기다려봐야지 합법적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이걸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거고, 더 나아가서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사법 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입법 폭거"라며 "대통령이 아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은 해당 사건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사 중인 사안은 특검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특검 도입 여부는 수사 종료 후 결정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수사 결과가)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좀 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면 민간위원회 구성이라든지, 더 나아가서 특검을 한다든지 입법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면 그 때 가서 볼 노릇"이라며 법안을 수용할 경우 직무유기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홍 수석은 "모든 사안을 특검으로 다 가자고 (공수처)법을 아예 개정하시든지, 대통령은 법을 지켜야지 않나"라며 "법을 초월해서, 여야 합의도 없고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덜커덕 받아들일 수는 없다. 가슴이 따뜻하고 안 따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함께 국회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경우 경찰·검찰 수사와 국정조사가 이미 종료됐고, 또 여야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채 상병 특검법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대통령실 인식이다.
홍 수석은 나아가 군(軍)내 사고에 대한 수사권이 경찰에 있다는 점을 들어 '수사외압' 논리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도 했다. 수사권이 없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월권'을 했다는 취지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군사법원법이 문재인 정부 때 개정이 돼서 경찰로 넘겨서 하도록 해놓은 것이 법 취지인데, 그것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 박 대령"이라며 "수사하면 안 되는 거였다"고 했다.
대통령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지난해 8월2일 통화한 사실이 밝혀진 데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
홍 수석은 민정수석(가칭)실 부활에 대해서는 "사안사안마다 대통령이 다 알 수가 없고 그런 기능을 하는 수석실이 없다"며 '다음주 발표' 질문에 "그렇다. 2주년(5월10일)이 곧 오니까 기자회견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기관 차원의 윤 대통령 관련 보도 제재, 경호상 문제에 대한 법적조치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주의 당부가 있을 거라고 했다.
그는 "무더기 징계든 과잉적인 추가 조치든 이게 결국 다 대통령께 좋지 않은, 국민들께 보이는 현상들"이라며 "(윤 대통령이) '그런 일은 신중해라. 국민정서가 있는데 나에 대한 위해가 있던 것도 아니고 너무 업무만 가지고 보지 말아라' 그런 말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친윤' 이철규 의원 출마 여부를 둘러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의심 살 일은 하지 마라', 이게 제 업무인데 결단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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