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보이스피싱… 2심서 형량 11년으로 늘어난 이유는?
재판부 "장기간 기망, 피해자 많고 피해액 규모 상당"
또 다른 사기범도 징역 8년6월~3년6월로 형량 늘어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해 수백억대 사기 범행을 저지른 일당이 항소심에서 형이 가중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백대현)는 범죄단체가입 및 활동,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1년을 선고하고 1억2000여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같이 기소된 B씨 등 4명에 대해서는 징역 5년~징역 2년4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년6월~징역 3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각각 5800만~300만원 추징 명령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현금수거책 또는 현금전달책과 같이 단순히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에 의해 수동적으로 이용된 수준에 그친 것이 아니라 해외에 거점을 둔 범죄단체에 가입해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맡겨진 역할을 조직적으로 수행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처음부터 범행의 실체와 전모를 파악한 상태에서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피해자를 기망하는 역할을 수행해 중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의 숫자가 많고 피해액 규모가 상당한 점, 그럼에도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앞으로도 피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을 보면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A씨는 2019년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에 가입해 콜센터 조직원으로서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을 속여 75억원 가량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과정에서 한국인 조직원 대상으로 범죄행위를 독려하고 보이스피싱 방법을 지도하는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B씨 등 4명도 같은 방식으로 2019~2021년 보이스피싱 범죄단체 조직원으로 피해자 수백명으로부터 각각 45억~9억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렇게 A씨 등이 편취한 금액 합계는 216억여원이다.
앞서 1심은 A씨 등에게 징역 6년~2년4월을 각각 선고하며 "피고인들은 범죄단체 일원으로 사기범행에 가담했고 피해자의 수와 피해 규모가 상당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지만,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후 피고인과 검찰 측은 모두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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