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규모 보이스피싱 조직 도운 20대 징역 5년
070에서 010으로 전화번호 변경 도와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국내에서 대포폰을 관리해 해외에 있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전화번호를 070에서 010으로 바꿔주는 것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의 도움으로 보이스피싱조직은 100여 명으로부터 수십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5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 초부터 올해 4월16일까지 부산 기장군 자신의 집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대포폰에 유심을 장착하고, 원격제어 앱을 내려받는 등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A씨의 도움으로 해외 발신 '070 번호'를 국내 '010 번호'로 바꿔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피해자 115명으로부터 35억8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11월 B(70대·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로 사칭하면서 "계좌가 불법 도박 범행에 연루됐으니, 검사실에 문의해 봐라"거나 "불구속 수사로 해줄 테니 수표로 인출해 돈을 보관하다가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달"하라고 속여 5억4600만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범행을 돕는 대가로 월 250만~400만원 상당의 급여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전화금융사기 범행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계획적·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범죄로서 그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극심할 뿐만 아니라 범행에 가담한 다수인이 각자 분담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전체 범행이 완성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비교적 단순한 행위만 분담한 가담자들도 엄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A씨의 범행은 전화금융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고 이를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특히 A씨의 범행으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피해금액도 합계 30억원이 넘는 등 피해 규모가 커 그 죄책에 상응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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