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1조 美 투자' 관세대응 호재지만 국내 제조업·고용엔 찬물
부품업체 등 제조업 일자리 줄고…국내 생산량 타격
"새로운 수출 시장 확보하고 내수 시장 수요 늘려야"
![[워싱턴=AP/뉴시스]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약 30조8175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5.03.25.](https://img1.newsis.com/2025/03/25/NISI20250325_0000205637_web.jpg?rnd=20250325074616)
[워싱턴=AP/뉴시스]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약 30조8175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5.03.25.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향후 4년간 3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대응해 현지 생산을 늘리겠다는 취지인데, 동시에 국내 자동차 제조업은 대규모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 국내 산업의 공동화 우려는 시기상조라지만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수요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새 수출 시장을 찾기 위한 비관세 장벽 해소, 국내 내수 수요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30일 정부 등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달 2일부터 모든 수입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이 같은 관세 부과 발표에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선제적으로 미국에 향후 4년 동안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새롭게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증설하고, 루이지애나주에 270만t 규모의 제출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내에서 연간 12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이번 현대차의 계획은 관세를 피할 수 있는 방책이지만 동시에 향후 국내 자동차 생산량을 끌어내리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 평택항 내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3.27.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27/NISI20250327_0020749501_web.jpg?rnd=20250327132529)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 평택항 내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3.27. jtk@newsis.com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 170만대를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100만대는 한국에서, 70만대는 멕시코를 포함한 현지에서 생산했다. 향후 연간 120만대를 현지에서 생산하면 국내 생산량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에 포진한 현대차 부품 소재 협력사가 미국으로 다수 빠져나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조업 일자리 중 질 좋은 상용직 등의 고용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산차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점차 높아져 지난해 수출 비중이 51.5%를 기록했다.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수출 시장을 확보하고, 판매 감소분을 내수 시장에서 수요하게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제언한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디지털·AI전환생태계연구실 선임연구원은 "미국 공장을 가동하더라도 한국 공장의 가동률을 유지해야 경쟁력을 지속할 수 있다"며 "수출 대체 시장으로 아세안과 중동, 인도네시아 등인데 중국이 워낙 전략적으로 파고들고 있어 쉽지는 않을 거다. 지역에 대한 마케팅 활동이나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이 열린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지 직원들 앞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27/NISI20250327_0001802253_web.jpg?rnd=20250327113452)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이 열린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지 직원들 앞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기획재정부는 업계와 지속적인 간담회를 통해 요구사항들을 청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달 '자동차 산업 비상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산업부는 긴급 유동성 확대, 관세 대응체계 구축, 국내 투자환경 개선, 수요 진작, 시장 다변화 등 업계가 건의한 사항을 중심으로 지원 대책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가 발표나기 전부터 국내에서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생산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적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김경유 선임연구원은 "코로나 당시 전기차 보조금을 주면서 수출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내수 시장은 유효하게 살아 있었다. 세금 혜택을 주면 이연 수요들이 실현되는 경우들이 있다"며 "친환경차 보조금, 개별소비세 유예, 폐차 보조금 연한 확대 등의 방안들을 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수출 시장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부품업체 지원도 요청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5.01.21.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1/NISI20250121_0020669389_web.jpg?rnd=20250121094358)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5.01.21. myjs@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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