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8500억 미정산' 티메프사태 경영진 "형사 책임에 의문"
구영배·류광진·류화현 특경법상 배임 등 혐의
"피해자들께 죄송하나 형사 책임 대상인지 의문"
짙은색 양복 차림으로 출석…굳은 표정 유지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8일 티메프 미정산 사태 초래 혐의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4.08.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08/NISI20250408_0020763977_web.jpg?rnd=20250408110037)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8일 티메프 미정산 사태 초래 혐의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4.08. ks@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막대한 피해자를 낳은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촉발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의 재판이 8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혐의에 대해선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이영선)는 8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 10명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짙은색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구 대표와 류광진 대표, 류화현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피고인석에 앉아 정면을 응시했다.
이날 구 대표 측 변호인은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회사 운영 과정에서 경영 판단에 의해 행한 것이고, 그 행위를 횡령이나 배임 같은 형사적 책임의 대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사실관계 및 법리적 측면에서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단 취지로 부인한다"고 밝혔다.
류광진 대표 측 변호인도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이런 사건이 일어나 피해자가 생긴 것에 대해 굉장히 송구하고, 지금도 불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아시스로 하여금 티몬을 인수하게 해 회사와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게끔 노력 중"이라고 운을 뗐다.
다만 "이사직에 있었단 이유만으로 구영배가 전체적으로 주도한 이 사건에 대해 직을 수행한 것에 불과한 피고인에게 검찰 공소사실과 같은 죄를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류화현 대표 측 변호인 역시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갖고 있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다른 회사에서 일하다 구영배의 제안을 받고 위메프로 온 것이며, 공소사실의 대부분은 피고인이 대표가 되기 전에 이뤄져 종결된 행위"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관계자들도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주어진 업무를 수행했을 뿐, 배임 행위임을 알지 못했다"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맡은 일을 한 것이고, 회사의 자금 사정에 대해선 들은 바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앞서 구 대표는 류광진·류화현 대표 등과 공모해 1조8500억원 상당의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등을 가로채고,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인수대금 명목으로 티몬·위메프 상품권 정산대금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에겐 큐텐그룹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법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과정에서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합계 727억1000만원원 상당의 할인 비용 등 각종 비용을 부담시켜 손해를 입힌 혐의도 제기됐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모두 기각했고, 이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구 대표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열린다. 이날은 검찰과 피고인 측이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사건 구조에 관한 양측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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