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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50년' 양성원 "첼로를 잡게 한 것도, 절망서 구한 것도 공연"

등록 2025.04.15 17: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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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기념 음반 '에코 오브 엘레지:엘가' 발매

5월 27일 예술의전당서 수원시향과 '마라톤 콘서트'

"젊은 한국 연주자들 세계서 인정…국악의 힘 덕분"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첼리스트 양성원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신보 '에코 오브 에레지 : 엘가' 앨범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4.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첼리스트 양성원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신보 '에코 오브 에레지 : 엘가' 앨범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4.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다시 첼로를 잡게 하고 힐링(치유)를 한 것은 훌륭한 공연들 덕분입니다."

세계적 첼리스트 양성원 연세대 음대 교수(58)는 '첼로와 50년'을 맞아 '에코 오브 엘레지:엘가' 앨범을 발매했다. 음반 발매에 맞춰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0년 첼로 인생을 돌아봤다.



양 교수는 "첼로와 50년은 기쁨도 좌절도 많았고, 겸손도 줬다. 첼로는 나 자신을 경청하고, 남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해줬다"며 "마음을 파고들 만큼 큰 감동을 주는 게 있는데, 평생 기억에 남을 몇몇 공연이 있다"고 했다.

피아노를 치던 그가 첼로 연주자로 전향한 데는 공연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975년 당시 일곱살 소년 양성원은 헝가리 태생의 미국 첼리스트인 야노스 슈타커의 내한 공연을 본 후 첼리스트가 되고자 마음을 먹었고 한다.

양 교수는 "야노스 슈타커가 7세때 첼로를 시작했다고 하더라. '나랑 똑같은 나이에 시작하는 구나' 생각했다. 그는 내게 언제나 아이돌이었다"며 "그러다 인디애나 음대에 진학해 열 아홉에 슈타커의 제자가 됐다.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머리 속에 아이돌로 있었던 분이 몇 년에 한 번씩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영감을 줬다"며 "그의 제자로 확정된 순간에는 그야말로 첼로를 시작했다는 의미를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의 50년 첼로 인생에서도 두 번의 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첼리스트 양성원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신보 '에코 오브 에레지 : 엘가' 앨범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4.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첼리스트 양성원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신보 '에코 오브 에레지 : 엘가' 앨범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4.15. pak7130@newsis.com

양 교수는 "1980년대 초 파리 음악원에 다닐 당시 학교에서 경쟁을 많이 붙였다. 음악이 경쟁이라고 생각한 적 없었던 나는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첼로를 관두려 했었다. 또 자연과 가까이 하는 삶을 꿈꾸며 방황하던 시기도 있었다"며 "그러나 (방황은) 오래 가진 않았고 결국 첼로 케이스를 열었다"고 했다.

양 교수는 한국의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데 대해 '국악의 힘'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조성진, 임윤찬, 양인모, 클라라 주미 강 등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전 세계를 다니면서 인정받고 있다"며 "우리 (한국인의) DNA(유전자)에 음악적으로 표현력이 뛰어난 DNA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만의 음악, 국악을 들었을 때 어떻게 젊은이들이 클래식 시장을 점령했는지 이해하게 된다"며 "클래식은 이제 서양 음악이 아니라 우리 음악이다. 소크라테스가 우리 인류의 철학자라고 느끼듯이 클래식은 서양 음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큰 감동을 주는 젊은 예술가들이 있는데, 그만큼 클래식이라는 세상이 우리에게 더 가까워졌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올해 '첼로와 50년'을 맞아 클래식 레이블 데카(DECCA)에서 새 앨범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앨범의 제목은 '에코 오브 엘레지'로 영국의 낭만주의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후기 걸작인 '첼로 협주곡'과 '피아노 오중주 작품번호 84'를 담았다. 

엘가 첼로 협주곡은 1919년 엘가 본인의 지휘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초연했다. 불멸의 명곡을 녹음하기 위해서 양성원은 한스 그라프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업해 의미를 더했다.

그는 엘가 협주곡에 대해 "나의 음악적 여정에서 언제나 곁을 지킨 동반자였다. 곡의 시작인 첫 화음을 연주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첼리스트들은 연주에 무엇을 담아낼 것인지 시험에 들게 된다"며 "위엄인지 슬픔인지, 혹은 둘다 인지. 특히 마지막 악장의 재현부는 아프면서도 달콤한 구간인데, 영국음악이 도달할 수 있는 애가적 순간의 극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첼리스트 양성원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신보 '에코 오브 에레지 : 엘가' 앨범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4.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첼리스트 양성원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신보 '에코 오브 에레지 : 엘가' 앨범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4.15. pak7130@newsis.com



양 교수는 다음 달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엘가의 '첼로 협주곡',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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