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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사면 철회' 정몽규 축구협회장 "사려 깊지 못했다"

등록 2023.03.31 17: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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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승부조작 등 징계 사면 전면 철회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비리 축구인 사면 재논의 임시 이사회를 마친 후 승부조작범 등 사면 전격 철회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03.3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비리 축구인 사면 재논의 임시 이사회를 마친 후 승부조작범 등 사면 전격 철회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03.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승부조작 사건 관련자를 포함한 축구인 100명 징계 사면이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결국 전면 철회를 결정했다.

협회는 31일 오후 4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 28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축구인 100인 징계 사면 건을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

정몽규 협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사면 결정 과정에서 저의 미흡했던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저와 협회에 가해진 질타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다 나은 조직으로 다시 서는 계기로 삼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협회는 지난 28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열린 이사회에서 비위 사실이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에 대해 징계 사면을 결정했다.

킥오프한 시간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발표하는 등 사면 발표는 일반적이지 않았다. 더욱이 사면 대상자 중에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최성국 등 48명도 포함돼 파장이 커졌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비리 축구인 사면 재논의 임시 이사회를 마친 후 승부조작범 등 사면 전격 철회 입장 발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3.3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비리 축구인 사면 재논의 임시 이사회를 마친 후 승부조작범 등 사면 전격 철회 입장 발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3.31. [email protected]

이 같은 사면 결정이 알려진 뒤 거센 비판이 일자 협회는 결국 사흘 만에 징계 사면 결정을 스스로 뒤집었다.

정 회장은 "승부조작이 스포츠의 근본정신을 파괴하는 범죄 행위라는 점에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 2011년 발생한 K리그 승부조작 가담자들의 위법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가 없다는 것을 저 역시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저지른 행동이 너무나 잘못된 것이었지만, 그것 또한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한 우리 축구계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이라고 늘 생각했다"며 "2년여 전부터 '10년 이상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이 충분히 반성을 했고, 죗값을 어느 정도는 치렀으니 이제는 관용을 베푸는 게 어떻겠느냐'는 일선 축구인들의 건의를 계속 받았다"고 설명했다.

징계 사면을 결정하면서 발표했던 협회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이사진이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비리 축구인 사면 관련 임시 이사회를 하고 있다. 2023.03.3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이사진이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비리 축구인 사면 관련 임시 이사회를 하고 있다. 2023.03.31. [email protected]

정 회장은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최근에는 해당 선수들만 평생 징계 상태에 묶여 있도록 하기 보단 예방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계몽과 교육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중징계를 통해 축구 종사자 모두에게 울린 경종의 효과도 상당히 거뒀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가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에 승부조작 가담자를 비롯한 징계 대상자들이 지난날 저질렀던 과오의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한국 축구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한국 축구의 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소임이라고 여겼다"고 해명했다.

정 회장은 "하지만 결과적으로 판단은 사려 깊지 못했다.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그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한층 엄격해진 도덕 기준과 함께 공명정대한 그라운드를 바라는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감안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축구팬, 국민 여러분에게 이번 일로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읽은 뒤 따로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은 채 퇴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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