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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식지 않는 공모株 열기…박스권 '대박' 노린다

등록 2014.07.28 14:44:32수정 2016.12.28 1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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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외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2,03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4.07.25.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외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2,03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4.07.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며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무르자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공모주에 몰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총 5개(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로 지난해 상반기 13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이들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7월 일반 공모를 진행한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마다 1조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이 몰리고 청약경쟁률도 100대 1을 넘었다. 

 ◇상반기 신규상장 종목 줄줄이 급증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에 신규 입성한 8개사 가운데(코스피 1개사, 코스닥 7개사) 가운데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를 제외한 5개사(코스피 1개사, 코스닥 4개사)의 상장 당일 수익률은 공모가-종가 기준으로 평균 86.1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상장한 13개 종목의 수익률(40.0%)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오이솔루션은 상장 당일인 2월27일 공모가의 2배인 2만원에 장을 시작한 뒤 가격제한폭(15%)까지 급등한 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6일 상장한 인터파크INT 역시 공모가(7700원)의 2배인 1만4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2300원(14.93%) 오른 1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는 상장 당일 오전 8~9시 사이에 동시호가를 적용해 공모가의 90~200% 범위에 형성된다. 인터파크INT와 오이솔루션은 공모가의 2배의 시초가에 거래를 시작한 뒤 가격제한폭 가까이 급등해 상장 당일 가능한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한 셈이다.

 이들은 상장 이후에도 계속해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1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BGF리테일은 6월30일 6만1400원에 거래를 마쳐 상장 당일 종가(5만5200원)보다 13.5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015.14에서 2002.21까지 12.93포인트(0.64%) 떨어진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한국정보인증이 36.73%, 인터파크INT가 17.79%, 캐스텍코리아가 3.1% 상승하고 오이솔루션은 17.60% 하락했다.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10.71%로 코스닥지수가 상반기 8.2% 상승한 데 비해 높은 수익률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공모주 투자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로 저성장·저금리 기조 지속과 정부정책 완화 등을 꼽았다.

 한국투자증권 허은경 연구원은 “저성장·저금리 고착화로 투자 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며 배당주와 우선주뿐만 아니라 공모주까지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며 “코스피가 최근 3년간 박스권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공모주 투자가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한국거래소는 금융위원회와 함께 ‘기업 상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며 “상장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상장 심사기간을 2주로 대폭 단축해주는 등 완화된 조건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신규 상장 봇물

 올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신규 상장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월 한 달에만 5개 기업의 상장이 예상돼 하반기 공모시장에 대한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화인베스틸은 공모 당시 고평가 논란이 제기돼 수요 예측 당시 공모가 밴드(4500원~5100원)의 하단인 4700원으로 공모가가 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청약 경쟁률은 248대 1을 기록했다.

 창해에탄올 역시 지난 7월21일과 22일 이틀간 일반공모 청약을 받은 결과 38만145주 모집에 2억5691만7400주가 몰려 675.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으로 1조662억원이 몰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적으면 40개, 많으면 60개의 기업이 신규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SDS와 NS홈쇼핑, 동부생명, 제주항공 등 알짜기업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공모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스팩을 제외하고 신규 상장기업이 5개에 불과했지만, 하반기에는 많은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옥석 가리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 연구원은 “상반기처럼 공모주들이 무차별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은 주목받고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외면받는 차별화가 생길 것”이라며 “특히 4분기에는 삼성SDS나 NS홈쇼핑 같은 큰 종목들이 상장을 앞두기 때문에 시장의 유동성이 빠른 속도로 소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시장 과열에 치열한 경쟁

 공모주의 ‘대박’ 수익률에 청약경쟁률이 높게 치솟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실제로 잡을 투자기회는 제한적이다.  

 공모주에 청약할 때 청약금액의 50%를 사전에 증거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할 경우 들어가는 대량의 증거금에 대한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지난 7월1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트루윈의 경우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은 1018대 1을 기록했다. 10주를 받으려면 1만180주를 청약해야 하고, 공모가가 1만500원인 트루윈의 10주를 매수하기 위해서는 5344만5000원을 청약해야 하는 셈이다.

 트루윈은 상장 첫날 시초가(1만7000원)보다 2550원(15.0%) 하락한 1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고 10주를 5344만5000원에 사들인 투자자는 겨우 3만9500원(7.39%)의 수익을 낸 것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청약을 통한 수익기회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펀드를 통해 기관청약을 받는 대안이 있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공모주에 직접 청약하는 것은 치열한 청약 경쟁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수익기회가 제한적”이라며 “펀드를 통해 기관청약을 하게 되면 배정 물량 확보가 쉬울 뿐 아니라 개인과 기관투자가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정보 비대칭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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