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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심리적 마지노선 무너지나…재계, 임단협 추석 전 타결 난항

등록 2014.09.03 09:20:34수정 2016.12.28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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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22일 오후 현대자동차 노조가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개최하고 있다. 2014.08.22.  yohan@newsis.com

현대차, 추석전 교섭 타결 어려울 듯 르노삼성, 현대중공업 등 곳곳이 마찰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등 주요 사업장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동시다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휴가 후 집중 교섭, 추석 전 임단협 마무리'라는 관행이 올해만큼은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추석이 다소 이른 탓도 있지만, 사실상 추석 명절이 노사 양측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대차는 2일 오전 추석을 앞두고 임단협 타결을 위한 마지막 교섭에 나섰으나 불발됐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11시께 노조의 잠정 교섭 결렬 선언으로 12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의 마침표를 찍었다. 노조는 곧바로 쟁의대책위원회를 다시 열고 강도 높은 파업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이날 사측은 올해 임협의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 문제해결을 위해 '임금체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단체교섭 때까지 종합개선방안을 마련하자는 안을 냈으나 노조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는 실패했다.

 앞서 노사 양측은 원만한 합의를 이룬 뒤 오는 6일부터 추석 연휴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이날 교섭 타결에 실패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그동안 노조는 부분파업과 특근·잔업 거부를 통해 사측을 압박해왔지만 아직까지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쟁의 수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2일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총파업에 동참, 주·야간 2시간씩 총 4시간짜리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28일에도 주·야간 6시간짜리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특근·잔업 거부 등까지 포함하면 총 1만6500여대(3600억원) 수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추석을 앞두고 이대로 올해 교섭을 마무리할 경우 그동안 1994년, 2009~2011년 등 파업이 없던 해를 제외하고 파업에 따른 피해가 가장 적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잠정합의안 공고 기간과 조합원 찬반 투표 실행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올해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교섭은 추석 연휴 이후로 넘기는 모양새다.

 일단 심리적 마지노선인 추석 전 타결에 실패했다는 점은 노사 양측의 입장이 아직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추석 이후 교섭을 미리 내다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경총 관계자는 "추석 연휴는 노사 양측 모두 교섭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시점인 것이 일반적"이라며 "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실패했다는 점은 아직도 노사 양측의 입장차가 아직도 크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이후 교섭이 재개되더라도 교섭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노사는 결국 통상임금 확대 요구안과 해고자 2명 복직 문제 등을 놓고 해법을 찾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타결 불발은 사실상 현대차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라 계열사와 산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 노조가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 중에서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현대차 노조의 영향력이 크다보니 다른 사업장의 임단협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겠나본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 등 주요 사업장이 아직 올해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임단협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달 27일 극적으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올해 협상을 마무리 짓는 듯했으나 곧이어 실시된 임금단체협상 조합원 총회에서 전체조합원 2518명 중 2448명이 투표에 참여, 이 중 1540명(62.9%)이 반대해 부결됐다.

 르노삼성 노조도 이번 주 대의원 대회를 열고 향후 쟁의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파업이 확산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부품 자회사인 현대모비스는 현대차노조의 위원회 조직으로 속해 있어 현대차노조와 행동을 같이하게 돼 있고, 현대제철도 현대자동차에 이어 파업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의 경우도 지난 19년간 무파업 임단협 타결을 이어온 대표적인 노사 친화 사업장이었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는 등 파업을 위한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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