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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홍대 시험지 '김대중·노무현 비하 논란'…교수 "문제없다"

등록 2015.06.11 18:36:18수정 2016.12.28 1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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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서울지역 대학 및 대학병원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근무환경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간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인문사회관 관리실에 파업중이라고 쓰여진 메세지가 보이고 있다. 2014.03.0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홍익대학교 교수가 기말고사에서 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영어지문을 내 논란이다.

 11일 홍익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법과대학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A교수는 2015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 '영미법' 교과목에서 45 문제를 출제했다.

 논란이 된 지문은 다음과 같다. ▲Roh was 17 year old and his I.Q of 69. He suffered brain defective resulted from his jumping from Rock of Owl when he was six. ▲Mong, owner of H shopping center, leased a space to Dae-Jung Deadbeat so Dae-Jung Deadbeat open a small restaurant, "Black Mountatin lsle" to sell raja-kenojei("hong-o") food. ▲He lived with his brother, Bongha prince, in a house which had been left to Roh by his parents.

 이번 논란은 지난 9일 교내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홍익인'에 "OOO교수님 시험 불쾌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글쓴이는 "Dae-Jung Deadbeat이 아예 일반명사화 돼서 여러 문제에 쓰였다"며 "Deadbeat의 사전적 의미는 네이버에서 게으름뱅이, 사회의 낙오자라고 나온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또 "Roh는 Rock of Owl(부엉이바위)에서 떨어져서 IQ67의 저능아로 나온다"며 "미국계약법과 전혀 관련없는 문장 및 문제가 왜 나왔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님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저런식으로 표현했다고 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시는 분이 아닌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시험 과목과 전혀 관련없는 지문으로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A교수는 뉴시스와 한 통화에서 "교수가 이런 저런 예를 들수 있지 않겠느냐"며 "45개 문제 중 일부 지문을 갖고 공격하는 학생이 잘못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내가 알라신이나 하나님 빼고는 다 쓸수 있다고 본다. 왜 그런 것이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내가 선생으로서 학생을 이해시키지 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이 있을지 몰라도 문제 자체에 대해선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A교수는 또 "Deadbeat는 일상적으로 계약법에서 대여금을 갚지 않는 사람으로 사용한다. 학생에게 수업시간에 설명해줬는데도 그걸 악의적으로 써놨다"면서 "부정적인 방식으로 풍자도 할 수 있는 것이지 그런 걸 가지고…"라며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지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을 무렵부터 몇번을 써먹었다. 문제를 해마다 바꾸는데 이번에 다시 문제풀이에 집어넣어서 출제했던 것"이라며 "시험 문제가 외부에 공개돼선 안되는데 학생이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일자 홍익대 총학생회는 성명을 내고 "A교수는 홍익대 학생들에게 진실한 사과를 하고 그에 맞는 엄정한 책임을 져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조롱의 대상과 정치적 색깔이 섞인 다수의 지문을 출제했다"며 "A교수는 이에 대해 반발한 학생들의 비판과 학생회장단과의 면담에서도 시종일관 '자신만의 교수법이다',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A교수는 학과장이라는 직책을 망각한 채 사과와 책임있는 자세를 견지하지 않음은 물론, 학교 당국은 '교수의 사적 영역이 있는 것이다'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학교 당국은 A교수에 대한 엄정한 질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강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민우 총학생회장은 "해당 시험지 복사본은 오늘 받았다"며 "이번 주에 종강하고 나면 바로 방학이라 향후 총학생회 차원에서 어떤 움직임을 취할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현재 A교수가 학과장을 맡고 있어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되지만 강경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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