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제

[뉴시스 초대석]백운찬 세무사회장 "탈세 조장 집단 이미지 확 바꾸겠다"

등록 2015.10.05 10:34:13수정 2016.12.28 15:42:1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백운찬 한국세무사회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세무사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10.05. since1999@newsis.com

【세종=뉴시스】대담/이상택 세종시 취재팀장·정리 이예슬 기자 =  "세무사가 세금 깎아먹는 집단, 탈세를 조장하는 집단처럼 몰리고 있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려면 세무사회가 먼저 반듯하고 당당한 집단이 돼야 합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조세심판원장, 관세청장 등을 역임한 백운찬 회장이 지난 7월부터 한국세무사회장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았다. 때문에 세무업계가 30년 넘게 세금 분야 공직자 생활을 거친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백 회장은 취임 초부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백 회장은 세금 주치의 개념의 '1가구 1세무사'를 주장하고 있다. 마치 가정의 주치의처럼 인생의 전 주기에 걸쳐 세무사로부터 컨설팅을 받는다는 개념이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국민들이 세무사를 믿고 세금 문제를 전적으로 맡길 수 있도록, 세무사가 먼저 당당하고 반듯해야 한다는게 백 회장의 지론이다.

 백 회장은 줄곧 세법에 관한한 세무사가 최고라는 점도 강조했다. 업무영역이 변호사, 회계사 등과 겹치는 측면이 있지만 세금 문제는 세무사를 찾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인식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세무사를 아는 것이 생활의 지혜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 회장을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에서 만나 세무사회 운영 포부, 주요 현안 등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백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취임한지 3개월 정도 됐는데 공직자 생활과 민간협회장의 다른 점은 무엇인지.

 "공직사회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데 민간 사회는 아니라는 점이 힘들다. 새로운 길을 걷다 보니 배우는 점이 많은데 공직 경험과 민간의 특성을 융합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선거라는 것은 학교 다닐때 반장 선거 외에는 처음 해 봤다. 당선이 되는 게 유일한 목적이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선거 과정이라면 공직은 원칙이 통하고 예측이 가능하다. 56%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이 나오면서 상대방 후보가 선거 과정에 대해 제기했던 의문점들이 수그러드는 결과를 낳았다.

 세무사들이 한 사람에게 힘을 모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이에 걸맞게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평생을 세금과 관련된 직종에서 일했다. 세무서에서 5년 있다가 조세심판원장, 세제실장, 관세청장 등을 거쳤다. 아무래도 공직 사회를 직접적으로 안다는 측면에서 제 경력이 유리하다는 점을 세무사들이 알아줬다."

 -현안 중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백운찬 한국세무사회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세무사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10.05. since1999@newsis.com

 "지난 8월20일 대법원이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시행령 시행규칙이 무효라는 전원합의부 판결을 내렸다. 세법이 복잡하기 때문에 개인이 하기 힘들어서 외부 전문가에 맡겨 조정하라는 게 세무외부조정제도의 골자인데 비용이 발생하다보니 무효 판결이 난 거다. 이 시행령을 법률로 만드는 게 세무사회의 큰 현안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세금 문제를 컨설팅해 주는 성년후견인제도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업하는 사람은 사업만 하고 세금 문제는 세무사한테 맡기고 상속이나 유산까지도 정리해 주는 제도다. 세무사의 국제화도 애써야 한다. 회계사는 국제화돼있지만 세무사는 국내면 쳐다보는 상황이다.

 세금 문제는 세무사가 1인자다. 회계사와 세무사 시험과목을 보면 세법은 세무사가 훨씬 어렵다. 1인자 다운 역할을 하려면 국내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세금 문제를 전적으로 자문해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역외자산신고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세무사가 빠른 시일 내에 적응해서 이를 도와야 한다. 국내에서만 밥그릇 싸움 할 게 아니라 수출업자들에 대한 세금 애로 사항도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성년후견인제도를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1가정 1세무사, 세무사를 아는 것이 생활의 지혜다. 세무사가 세금 깎아먹는 집단, 탈세 조정하는 집단처럼 내몰리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제가 평생 세법을 만들었지만 세법이 복잡해 알기 힘든데 이에 대한 전문가 역할을 하는 게 세무사다."

 -세무사가 1만2000명 정도 되는데 양적으로 너무 비대해진 것은 아닌지. 세무사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이 많다.

 "세무사의 업무 영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 분야나 컨설팅, 성년후견인제도까지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 '세금은 세무사다'라는 인식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세무사 시험에 일 년에 630명 정도 합격하는데 이들이 바로 개업을 하기는 힘들다. 협회 차원에서 금전적 측면으로도 도와줘야겠지만, 우선 기존 세무사 사무실에서 교육을 받은 뒤 개업을 쉽게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세무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한 자정 노력은 있나?

 "반듯하고 당당한 세무사회를 만들겠다는게 목표다. 세금을 안내도 된다는 등의 조장을 하면 반듯하지 않은 것이고 세무사가 명의대여만 하고 사무장들이 세무사를 고용하는 일도 사실 일부는 있다. 이를 없애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세무사들은 일정 부분 공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공공성을 망각하면 안 된다. 특정 영역에 대해서는 세무사도 공무원에 준하는 처벌을 받게 돼 있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는 절세하도록 도와주고 유리한 납부 방식 등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의뢰인에 대한 도리지만 세무공무원에 뇌물이나 주는 부정 등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처리해 나가야 한다. 대부분의 세무사들은 바르게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백운찬 한국세무사회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세무사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10.05. since1999@newsis.com

 -정부에서는 세금이 잘 안 걷혀 고민을 하고 있다.

 "세금이 많이 걷히려면 세법 고쳐서 세율 올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일단 경제가 좋아져야 한다. 거래가 많아야 부가가치세가 늘고 소득이 많아져야 소득세가 많이 걷힌다. 부동산도 경제를 돌리는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에 투기 조정은 지양해야 하지만 활성화는 필요하다. 그래야 이삿짐센터, 인테리어, 청소업체 등이 돈을 버는거다. 올해는 세수 진도율이 지난해에 비해 좋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세무 조사를 해서 쥐어짜는 것은 몇 조 안 된다. 기재부의 거시적 움직임으로 경제를 좋아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

 -지하경제 문제가 아직도 크다.

 "세금 안내는 소득이 바로 지하경제다. 그런데 국민들 의식이 세금은 '빼앗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당연히 내야 하는 의무로 생각해야 한다. 세금이 많이 나오면 어떻게 깎을까 생각하기보단 당당하게 세금을 내고 당당히 주장하는 정도의 의식 수준이 돼야 한다. 국회의원 수준이 국민의 수준이라고 말하듯이 납세자의 의식 수준이 세무공무원의 의식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

 -세무사회 운영 포부를 말한다면.

 "믿고 뽑아준 세무사들의 기대에 부흥하도록 노력하겠다. 세금 문제는 세무사를 찾아가면 해결된다는 인식이 정착하려면 세무사의 자질도 길러야 하고 교육과 제도도 향상돼야 한다. 젊은  세무사들도 빨리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회장은 세무사들의 심부름꾼이다. 정당하게 돈 잘 벌게 하는 것이 회장의 역할이고 세무사회의 역할이다. 고위공직자 출신이라는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겠다."

 ◇약력  ▲경상남도 하동 ▲동아대 법학과 ▲위스콘신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세무학과 박사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진주·남대구·동대구세무서 과장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재정경제부 세제실 조세지출예산·소득세제·조세정책과장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장 ▲재정경제부 근로장려세제추진기획단 국장 ▲제2대 조세심판원장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제26대 관세청장 ▲백운찬 세무회계사무소 세무사 ▲제29대 한국세무사회장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